[사설]추가 세수로 ‘미래대응기금’… 정부 쌈짓돈처럼 써선 안 된다
정부가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세수 여윳돈을 모아 첨단 산업과 청년 등에 투자하는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하겠다고 21일 밝혔다. 호황기에 더 걷힌 세금을 ‘재정 저수지’에 적립해 인공지능(AI) 등 미래 산업에 선제 투자하고, 세수가 부족할 땐 재정을 보완하는 완충 장치로 쓰겠다고 했다. 정부는 잠재성장률 반등을 위한 전략 재원으로 활용하겠다고 했지만, 자칫 정부 마음대로 꺼내쓰는 ‘쌈짓돈’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기획예산처는 21일 재정운용전략협의회 첫 회의를 열고 이른바 ‘추가 세수’를 미래대응기금의 주력 재원으로 쓰겠다고 했다. 10년간의 장기 추세를 웃도는 내국세를 기금으로 돌리겠다는 것이다. 내년에만 150조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재원은 청년,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등 4대 분야에 집중 투입할 방침이다. 막대한 추가 세수를 일시적인 현금성 소비 지출로 소진하지 않고 국가의 미래를 위한 전략적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특히 AI 대전환의
Fri, 21 Aug 2026 23:30
[사설]‘反張’만 중징계, 당협 물갈이 시도… 막가는 장동혁 ‘사당화’국민의힘 윤리위가 현역 의원 4명의 당원권을 정지하는 중징계를 20일 의결하면서 당내 내홍이 다시 격화되고 있다. 조경태 의원은 2년 6개월, 진종오 의원은 2년, 권영진 의원은 1년 6개월, 서범수 의원은 10개월의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았다. 당원권이 정지되면 공천을 받을 수 없다. 이대로라면 서 의원을 제외한 3명은 1년 6개월가량 남은 2028년 총선 공천에서 배제된다. 서 의원도 당협위원장 자격을 잃게 돼 사실상 공천이 어렵게 됐다. 징계를 받은 4명은 모두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해 온 비당권파다. 조 의원은 장 대표가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제명을 요구했고, 권 의원과 서 의원은 장 대표의 사퇴를 촉구한 소장파 그룹 ‘대안과 미래’에서 활동했다. 진 의원은 장 대표와 대척점에 있는 친한(친한동훈)계다. 물론 이들이 자당 소속 국회부의장 후보를 낙선시켜 달라고 요청하거나 상임위 배정에 항의하며 원내대표의 멱살을 잡은 일 등은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다.
Fri, 21 Aug 2026 23:27
[사설]10년 만에 특별감찰관 임명… ‘권력 감시’ 제대로 보장해야국회가 20일 대통령 측근의 비위를 감시할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안을 가결하고 청와대에 통보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여야와 대한변협이 각각 추천한 최길수, 강지식, 최용훈 변호사 중 1명을 통보받은 날로부터 3일 안에 특별감찰관으로 지명해야 한다. 이 대통령의 지명과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될 특별감찰관은 대통령의 배우자와 4촌 이내 친족, 대통령실의 수석비서관급 이상 고위공무원의 비위를 감찰하게 된다. 박근혜 정부 때 임명된 이석수 초대 특별감찰관이 물러난 이후 10년 만에야 제도가 제자리를 찾는 것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1년 2개월 만이다. 특별감찰관은 정권마다 반복되던 권력형 비리의 흑역사를 끊기 위해 2014년 도입됐다. 박근혜 정부는 2015년 특별감찰관을 처음으로 임명했지만, 초대 이석수 특별감찰관은 임기 3년을 채우지 못했다. ‘실세 민정수석’을 감찰하고, 국정농단 사건의 단초가 됐던 미르재단을 내사하다 권력의 눈 밖에 나면서 1년 반 만에 물러났다. 특별감찰관이
Fri, 21 Aug 2026 23:24
뜨거워진 북극 바닷길[횡설수설/장원재]
1980년대만 해도 북극 일대는 연중 해빙(海氷)으로 덮여 쇄빙선 없이 항해하는 게 불가능했다. 하지만 기후변화로 여름철 해빙 면적이 1979년 700만 km²에서 2024년 440만 km²로 줄며 상황이 달라졌다. 일반 선박도 여름 전후 2, 3개월은 북극항로를 다닐 수 있게 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2030년이면 연간 100일 이상 항해가 가능해지면서 상업적 이용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북극항로를 이용하면 한반도와 유럽·북미를 오가는 거리와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 부산에서 러시아 북쪽 북동항로를 거쳐 네덜란드 로테르담까지 가면 이동 거리가 1만3000km로 수에즈 항로보다 35% 줄어든다. 항해 기간은 30일에서 20일로 줄고, 척당 항해 비용은 22% 절감된 300만 달러 정도가 된다. 울산에서 알래스카 북쪽 북서항로를 지나 캐나다 퀘벡으로 가면 파나마 운하 항로 대비 이동 거리를 3분의 1가량 줄일 수 있다. ▷한국은 2013∼2016년 다섯 차례 북극항로를
Fri, 21 Aug 2026 23:18
전기차 삼킨 中, 다음은 ‘로봇 쇼크’ [오늘과 내일/박희창]
중국 베이징에서 19일 개막한 ‘2026 세계로봇대회(WRC)’에서 스포트라이트는 한 중국 기업에 집중됐다. 이날 ‘중국판 나스닥’에 상장된 유니트리가 그 주인공이었다. 전시장에 등장한 유니트리의 휴머노이드 로봇은 사람과 탁구까지 쳤다. 빠르게 날아오는 탁구공을 카메라로 인식하고 맞받아치며 진일보한 운동 능력과 판단력을 과시했다. 유니트리는 3년 전만 해도 1년간 휴머노이드 로봇 5대를 판매한 스타트업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1000배가 넘는 5215대를 판매하며 중국 최대 로봇 기업으로 도약했다. 상장 첫날 유니트리의 주가가 460% 폭등한 데는 이유가 있었다. 유니트리는 이번 상장으로 61억 위안(약 1조2600억 원)을 증시에서 끌어모았다. 시장의 눈이 주가에 쏠리는 사이 로봇 업계는 유니트리가 증시에서 조달한 막대한 자금을 어디에 쓰느냐에 주목하고 있다. 유니트리는 조달 자금 중 20억2000만 위안을 로봇의 ‘두뇌’ 개발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로봇의 ‘몸’을 만들어
Fri, 21 Aug 2026 23:15
[동아시론/김대일]청년 일자리 위기, 노동시장-교육의 낡은 틀 바꿔야
15∼29세 청년 취업자는 45개월째 감소하고, 청년 실업률도 5년 반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하는 등 청년 일자리 문제가 심각하다. 청년기 실업이 길어지면 취업 이후에도 업무 역량 축적이 늦어지고 생산성이 하락해 개인과 사회 모두에 손실로 돌아오므로 실효성 있는 처방이 시급하다. 지금까지 여러 정책이 있었지만 뚜렷한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오히려 경제가 성장해도 고용이 늘지 않는 이른바 ‘고용 없는 성장’이 뉴노멀로 자리 잡았다. 청년 일자리 부족의 배경에는 빠른 자동화와 해외 이전이 있었다. 201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평가한 인공지능(AI)과 자동화로 대체될 일자리의 비율은 한국이 6%로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었는데, 이는 우리 산업이나 일자리가 남달라서가 아니라 그만큼 자동화가 이미 진척됐음을 의미했다. 경직적인 고용 보호와 임금 체계, 대립적 노사 관계로 인해 높아진 노동비용은 자동화와 해외 이전을 촉발한 주요 원인이었다. 노조 조직률이 높은 대기업일수
Fri, 21 Aug 2026 23:12
[광화문에서/강경석]내란-2차 특검의 기소권 충돌… 부작용 막을 장치는 있어야
“사실관계는 똑같지만 법률적으로 보는 시각이 정반대다.” 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 수사에 참여했던 핵심 관계자는 내란 특검이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던 군 수뇌부와 윤석열 정부 주요 관계자들을 최근 2차 종합특검(특별검사 권창영)이 내란 가담 혐의로 줄줄이 재판에 넘기자 이렇게 말했다. 역대 최대 규모로 2월 출범한 종합특검은 대통령 관저 이전 의혹과 관련해 김대기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윤재순 전 총무비서관 등을 구속 기소하는 등 ‘3대 특검’에서 미처 규명하지 못했던 의혹을 6개월 가까이 수사해 왔다. 특히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감사원 사무총장으로 파격 승진했던 유병호 감사위원의 관저 이전 ‘봐주기 감사’ 의혹을 파헤쳐 당시 권력에 충성했던 고위 공무원의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문제는 내란 관련 혐의를 놓고 불거졌다. 종합특검이 내란 특검의 판단을 뒤집으면서 양측이 공개적으로 충돌한 것. 앞서 내란 특검은 내란 종료 시점을 2024년 12월 4일 새벽 국회가 계엄 해제
Fri, 21 Aug 2026 23:09
[고양이 눈]특별석
커다란 호박 아래 플라스틱 통 하나가 놓였습니다. 무거워진 호박을 받쳐주기 위한 작은 배려인 듯하네요. 덕분에 호박도 편안하게 익어갑니다. ―충북 진천군 광혜원면에서
Fri, 21 Aug 2026 23:06
슬픈 열대[박연준의 토요일은 시가 좋아]〈56〉
어제도 그제도고양이 밥 주지 말라고 시비 걸던 남자 노인오늘도 난닝구 바람으로 나와 있네나도 모르게 고개 치켜들고그쪽 하늘 향해 미친 듯 소리 질렀네“루저들 때문에 힘들어 죽겠어!루저! 루저! 루저! 루저!루저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구!”내 서슬에지나가던 청년 흠칫 쳐다보고노인은 꼬리를 감췄네세상에, 내가 이런 인간이구나!칠십 줄에 가족 없이, 에어컨도 없이하숙방에 사는 사람한테아, 내가, 내 입에서!루저가 루저한테 생채기 주고받는열대의 밤 ―황인숙(1958∼ )첫 줄이 턱 걸린다. “어제도 그제도”, 그는 고양이에게 밥 주지 말라고 시비를 건 것이다. 황인숙 시인이 매일 캣테이커(그는 종종 혐오발언으로 쓰이는 ‘캣맘’ 대신 ‘캣테이커’로 불리길 원한다 했다)로 산 지 20년이니, “어제도 그제도”란 20년 이상의 시간이다. 도시에서 먹이를 구하기가 어려운 길고양이의 섭생을 염려하는 일이 누군가에게는 혐오스러운 일이 되다니. ‘살아있는 존재의 살아감
Fri, 21 Aug 2026 23:00
[사설]‘비핵화’ 얼버무린 트럼프, ‘고작 훈련 축소냐’는 김정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대화 재개 목표가 여전히 북한 비핵화인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 얘기는 하고 싶지 않다”며 답변을 피했다. 그러면서 “그(김정은)는 57개의 매우 강력한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한미 연합훈련 축소에 대해 “평할 가치도 없다”며 “훈련 규모나 기일이 줄어든다고 해서 도발적, 공격적 본질이 달라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20일 오후엔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10여 발을 발사하기도 했다. 비핵화 목표에 대해 얼버무린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는 당장 그가 추진하는 북-미 직거래의 결과에 대한 불길한 예고편으로 들리는 게 현실이다. 물론 비핵화 논의 자체를 거부하는 김정은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현실적 유인책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차례 북한을 ‘핵 국가(nuclear state)’라고 불렀지만 행정부 차원에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원칙을 거듭 천명해온 만큼 그간의
hu, 20 Aug 2026 23:30
[사설]반도체-AI용 전력 수요 급등… 원전-송전망 확충 급하다
호남·용인 반도체 산업단지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3대 메가 프로젝트’를 반영한 새로운 장기 전력 수요 전망치를 정부가 내놨다. 2040년 최대 전력수요는 1억6500만 kW(킬로와트)로 전망돼, 넉 달 전 내놓은 잠정안보다 2680만 kW 늘었다. 최신형 대형 원전 19기의 설비용량과 맞먹는 막대한 전기가 더 필요해진 것이다. 국가 첨단 산업의 명운이 걸린 전력 확보의 다급한 현실이 수치로 다시 확인됐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총괄위원회가 20일 공개 토론회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전력 수요 증가분은 반도체 클러스터에서 2060만 kW, 데이터센터에서 790만 kW 등 첨단 산업에 집중됐다.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업들이 사활을 걸고 추진하는 신규 투자계획이 대거 반영된 결과다. AI 투자 속도가 빨라지면 전력 수요는 지금 예상보다 더 가파르게 증가할 수도 있다.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만으로 충당하기에는
hu, 20 Aug 2026 23:27
[사설]교부금 ‘稅 연동’ 55년 만에 폐지… 고등교육 살리는 轉機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내국세 연동 구조가 55년 만에 폐지된다. 매년 내국세의 20.79%를 시·도교육청에 자동 배분하던 방식을 바꿔, 내년부터는 경제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율 등을 반영해 교부금 규모를 결정한다. 현행 산식으로는 내년 교부금 규모가 100조 원에 달하지만 개편안을 적용하면 80조 원이 된다. 정부는 이 차액 20조 원을 미래대응기금 내 ‘인재·교육계정’을 신설해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올해 초중고교 학생 수가 사상 처음으로 500만 명 아래로 떨어졌지만 20년간 교육교부금은 3배 넘게 늘었다. 학생 수와 무관하게 늘어난 세수를 시·도교육청이 독식하면서 영유아, 대학, 평생교육은 재정적으로 소외돼 왔다. 초중고교생 1인당 교육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1.7배다. 반면 대학·대학원생 1인당 교육비는 0.7배에 불과하다. ‘공정한 출발선’이 돼야 할 영유아 교육은 보건복지부 소관 어린이집에 다니느냐, 교육부 소관 유치원에 다니느냐에 따라 교육의 질이
hu, 20 Aug 2026 23:24
[횡설수설/윤완준]‘패스트트랙’
여야는 2012년 18대 국회 말 국회 선진화법을 통과시켰다. ‘동물 국회’라는 오명 때문이었다. 전기톱과 해머로 상임위 회의장 문을 부수는 일이 벌어지는가 하면, 본회의장 단상에서 한 야당 의원이 최루탄을 터뜨리는 일까지 있었다. 이런 난투극의 원인으로 지목된 ‘다수당의 독주, 소수당의 육탄 저지’를 막기 위한 조항들이 선진화법에 포함됐다. 필리버스터가 소수당의 목소리를 보호하는 장치라면, 패스트트랙은 다수당의 법안이 무한정 막히는 일은 없도록 하는 장치였다. ▷패스트트랙 안건으로 지정되면 상임위 180일, 법사위 90일, 본회의 60일, 모두 더해 330일 안에 법안을 처리하도록 했다. 패스트트랙 안건 지정과 필리버스터 종료는 재적 의원 5분의 3의 찬성이 있어야 가능하도록 했다. 그런데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 내에서 반대 목소리가 잇따랐다. 이런 규정들을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선진화법이 통과된 덕에 19대 국회에선 폭력은 사라졌다. 하지만 여야 대치 속에 각종 법안이 제
hu, 20 Aug 2026 23:18
[동아광장/이정은]커지는 ‘北-美 대화 베팅’, 최악은 ‘한국 패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지난해 상반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내려 한 적이 있다. 그즈음 기자들에게 김정은과 “소통하고 있다”는 말도 했다. 실상은 백악관이 북한 외교관들을 통해 친서를 전달하려 했으나 북측이 수령을 거부했다는 게 북한 전문매체를 통해 뒤늦게 보도됐다. 당시 북한이 친서를 내치는 과정에서 보여준 태도는 알려진 것보다 훨씬 완강했다고 한다. 접수 자체를 거부하던 북한 외교관들은 미측 인사가 친서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자리를 떠나버리자 마지못해 이를 받아 갔는데, 곧이어 이를 다시 돌려줬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 1기 때 ‘러브레터’로 불렸던 친서를 27통이나 주고받았던 때와는 완전히 달라진 분위기였다. 봉투가 뜯겨 있는 것을 본 미측이 일단 메시지는 평양까지 전달됐을 것으로 짐작했을 뿐 김정은에게서는 아무 반응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김정은을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러브콜이 다시 시작됐다. 이번엔 한미
hu, 20 Aug 2026 23:15
[오늘과 내일/정임수]“학원 갈 필요 없다”는 자신감
요즘 학부모 커뮤니티나 오픈채팅방에 자주 오르내리는 이름이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이다. 국가교육위원회가 추진하는 대입 개편안으로 불안해하던 이들에게 그의 발언은 불씨를 지핀 꼴이 됐다. 수능에 서술형과 논술형 평가를 도입하는 방안을 두고 차 위원장은 지난주 국회에서 “시험 기술을 익히기 위해 학원에 갈 필요가 없다”고 언급했다. “학생은 폭넓게 독서하는 정도면 충분하다”고도 했다. 입시제도 변화를 공교육 중심으로 대비하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발언일 테지만, 학부모 사이에선 ‘물정 모르는 소리’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현재 초등학교 6학년이 내년 중학교 입학과 함께 서술·논술형 위주의 내신 시험을 6년간 치른 뒤 2033학년도 대입부터 새로운 수능을 보도록 한다는 게 대통령 직속 국교위의 구상이다. 몇 달 전까지 “입시제도는 명확한 답이 나올 때까지 손대지 말라”던 이재명 대통령도 최근 객관식 수능이 “아이들을 규격화하고 망가뜨린다”며 힘을 싣고 있다.검증되지 않은 서술·논술형
hu, 20 Aug 2026 23:12
[광화문에서/조은아]대출 잠시 풀리자 “빚내고 보자”… ‘패닉 대출’이 키우는 고금리 공포
정부의 대출 규제 완화로 은행이 대출 빗장을 살짝 풀려 하자 시장에서는 ‘일단 빨리 대출을 최대한 받아둬야 한다’는 심리가 퍼지고 있다. 내 집 마련을 못 한 사람들은 대출이 조금이라도 더 나올 때 빚내 집을 사야겠다고들 말한다. 이미 집을 계약하고 잔금을 치러야 하는 이들은 온라인 부동산 카페에 ‘잔금일 90일 전부터 대출을 신청받는 곳을 찾는다’는 글을 줄줄이 올리고 있다. 요즘 은행들은 통상 잔금일 30∼60일 전에 대출 신청을 받아주는데 ‘조기 신청’을 하고 싶다는 얘기다. 한 시중은행의 PB조차 대출 상담을 하며 “금리를 깐깐히 따지기보다 일단 많은 금액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할 정도다. 그는 빚을 최대한 받아둔 뒤 나중에 금리가 낮은 은행으로 갈아타라고 귀띔했다. 이 지침이 대출 가뭄기의 재테크 전략으로 자리 잡을 조짐이다. 정부가 ‘닥치고 공급’을 말로만 외치는 사이, 시장에선 ‘닥치고 대출’이 번질 분위기다. 이는 앞으로 대출받기가 더 힘들어질 것이라는 불
hu, 20 Aug 2026 23:09
[고양이 눈]터널의 변신
형형색색 우산이 터널에 색을 입혔습니다. 한때 석탄을 실어 나르던 공간이 화려해졌습니다. 비 오는 날이 아니어도 우산 아래를 걷는 재미까지 생겼네요.―경북 문경시 오미자테마터널에서
hu, 20 Aug 2026 23:06
“생활체육 씨름으로 실업팀까지… 이젠 보디빌딩 태극마크 도전”[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지리산 자락인 경남 함양에서 태어나 여름에는 강에서 수영하고 겨울에는 산을 뛰어다녀서인지 어릴 때부터 몸을 잘 썼다. 학창 시절 교내는 물론 지역 육상대회 투척 종목에 나가서 좋은 성적을 냈다. 체육 교사를 꿈꾸며 진학한 대학에서 씨름 선수들을 만나며 인생이 바뀌었다. 생활체육 씨름 선수로 데뷔했고, 실업팀 선수로까지 활약했다. 경남 김해에 사는 노은수 씨(46)는 지금은 보디빌더로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사범대 체육교육과에 씨름 특기생으로 들어온 친구들이 있어 씨름을 배우게 됐죠. 그 친구들을 지도하던 분이 제게 제주도에서 열리는 생활체육 대통령배 씨름대회에 나갈 것을 권유했죠. 제주도로 여행 간다는 말에 솔깃해 경남 지역 선발전에 나가 2위를 했는데, 전국에서는 우승했어요. 기분이 너무 좋았는데, 당시 생활체육 규정상 우승한 선수는 더 이상 대회에 못 나오게 돼 있어서 그것으로 끝이었죠.” 그게 2001년이었다. 이후 노 씨는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며 살았다. 하지만 몸을 움
hu, 20 Aug 2026 23:03
잃고 얻은 것[이준식의 한시 한수]〈382〉
평생 담박하게 살아왔으니, 닭 한 마리 없어졌다고 아이야, 그리 애태울 것 없다.집집마다 놀고 있는 솥과 아궁이가 있으니, 삶든 볶든 제 마음이지.국을 끓여 먹는 자에겐 구운 떡 세 개 보태 주고, 지져 볶아 먹는 자에겐 후추 한 줌 보태 주어라.도리어 내가 주인 노릇하며 대접할 일 덜었고, 아침 내내 새벽을 알리는 닭 울음도 없어졌으니, 해 높이 뜨도록 자면 되겠구나.(平生淡薄, 雞兒不見, 童子休焦. 家家都有閒鍋灶, 任意烹炮. 煮湯的貼他三枚火燒, 穿炒的助他一把胡椒.倒省了我開東道, 免終朝報曉, 直睡到日頭高.)―‘만정방·잃어버린 닭(滿庭芳·失鷄)’ 왕반(王磐·약 1470∼1530)세상에 별 계산법도 다 있다. 닭을 잃었는데 주인은 오히려 느긋하다. 보통 사람 같으면 화부터 낼 일이건만, 왕반은 안절부절못하는 아이에게 걱정 말라 타이른다. 그의 상상은 엉뚱하다. 닭을 훔쳐 간 사람이 지금쯤 삶을지 볶을지 상상하더니, 국이면 떡을 보태고 볶음이면 후추까지 얹어 주라고 농담한다
hu, 20 Aug 2026 23:00
‘연임용 개헌’ 논란에 다시 보는 헌법 128조[기고/채진원]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4년 중임 또는 4년 연임제’로의 권력구조 개편안을 언급하며 “개헌을 위해 임기 단축이 필요하다면 이를 수용할 수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는 취지로 밝힌 것을 두고 정치적 파장이 계속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대통령 연임을 위한 시도”라고 공세를 편 반면에 여권은 “개헌에 대한 진정성을 언급한 것”이라며 일축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개헌 구상을 밝히면서도 ‘현직 대통령 연임 개헌’ 문제에는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논란이 가라앉지 않는 이유다. 특히 지난달 28일 조정식 국회의장이 현직 대통령 연임 개헌에 대해 “결국 국민의 선택 문제”라고 말해 파문이 일었던 터라 더 그렇다. 청와대는 당시 현행 헌법상 불가능함을 강조하며 진화에 나섰는데, 현행 헌법이 이를 절대적으로 금지하고 있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박진우 가천대 법학과 교수는 올 3월 ‘법학논집’에 발표한 ‘대통령 임기 연장 또는 중임 변경을 위한 헌법개정의 소급 적용에 관한 연구’에서
hu, 20 Aug 2026 23:00
초당에 밀려난 노란 단옥수수… ‘여름의 맛’이여! 돌아오라[이용재의 식사의 窓]
“우리 아기 불고 노는 하모니카는/옥수수를 가지고서 만들었어요.” 아기도 아니고 자식도 없지만 올여름 이 동요를 유난히 자주 흥얼거린다. 윤석중 작사, 홍난파 작곡의 ‘옥수수 하모니카’인데, 아무래도 예년 여름보다 옥수수를 더 많이 쪄 먹었기 때문인 듯하다. 가끔은 추억에 잠겨 ‘옥수수알 길게 두 줄 남겨 가지고 하모니카를 불’어 보기도 하는데 아쉽게도 어린 시절의 맛은 나지 않는다. 왜 그럴까? 어린 시절 ‘하모니카’ 삼아 불던 노란 단옥수수, 즉 ‘스위트콘’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가 생옥수수로 사 먹을 수 있는 건 크게 찰옥수수와 초당옥수수 두 종류다. 그렇다고 예전 옥수수의 지평이 더 다양했던 것도 아니다. 원래 찰옥수수와 스위트콘이 양분하던 시장에 2017년경 더 단 초당옥수수가 등장했다.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생으로 먹는 고당도 옥수수’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2020년 이후 5월 하순∼7월 초순의 짧은 기간에 즐기는 간식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경남 의
hu, 20 Aug 2026 23:00
[HBR 인사이트]피드백의 성패, 내용보다 감정이 가른다
같은 피드백을 받고도 누군가는 배우고 누군가는 마음의 문을 닫는다. 대부분의 경영진은 이 차이를 성격 탓으로 돌린다. 회복탄력성이나 배움에 열린 태도의 문제라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10년 넘게 실수로부터의 학습을 연구해 온 연구진은 더 직접적이고 실행 가능한 요소를 지목한다. 바로 피드백이 불러일으키는 감정적 반응이다. 한 회사의 부사장은 제품 검토 회의에서 기한을 넘긴 프로젝트를 지적하며 두 팀원에게 똑같이 말했다. “성과가 기대에 못 미쳤으니 접근 방식을 바꿔야 합니다.” 한 명은 자신의 논리가 어디서 잘못됐는지 되짚고 데이터를 다시 검토해 며칠 뒤 한층 탄탄한 분석을 들고 왔다. 다른 한 명은 점차 말수가 줄었고 비슷한 업무를 주도하길 피했다. 누군가 의문을 제기하면 방어적 태도를 보였다. 관리자도 피드백도 같았는데 결과는 달랐다. 사람은 피드백을 받는 순간 단순히 정보를 처리하는 게 아니라 그 의미를 해석한다. ‘내가 뭘 잘못했나’, ‘이 일이 나를 어떻게 규정하나’를
hu, 20 Aug 2026 23:00
걱정하지 마, 너는 네가 될 거야[고수리의 관계의 재발견]
초여름 서울 지하철 6호선 망원역에서 열여덟 살 서진을 만났다. 충남 소도시에서 기차를 타고 온 서진은 3년 전 북토크에서 만난 청소년 독자였다. 힘든 시기를 보내다가 우연히 도서관에서 내 책을 읽었다고. 작가님 책에서 힘을 얻어 다른 책도 따라 읽었다며 멋쩍게 웃던 중학생 서진을 기억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겨우 세 시간, 어서 가자고 서진의 옷자락을 끌어당겼다. 내가 좋아하는 책방부터 데리고 갔다. 책을 둘러보다가 시집과 귀여운 책갈피를 선물했다. 내가 좋아하는 카페에도 데리고 갔다. 달콤한 것들을 나눠 먹으며 수다를 떨다 보니 훌쩍 시간이 지나가 버렸다. 그 애를 바래다주는 길, 못내 아쉬워서 기념사진을 남겼다.“작가님, 저는 너무 평범한데요. 앞으로 잘할 수 있을까요?”라고 묻는 서진은 다가올 미래를 막막해했다. 네가 평범하다니. 좋아하는 작가를 보려고 북토크까지 찾아왔던 중학생, 그때도 서진은 운동에 전념하며 소방관이 되길 꿈꾸던 소녀였다. 이후로도 멀리서 나를 찾
hu, 20 Aug 2026 23:00
[사설]불안한 韓美日 국채금리… 돈풀기-고물가의 경고
중동 전쟁의 출구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미국과 일본의 장기 국채 금리가 수십 년 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세계 채권 시장이 요동을 치면서 미국 뉴욕 증시의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하고 19일 코스피도 5.8% 급락했다. 장기 금리의 발작은 국가 부채 위험과 막대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에 나선 빅테크들의 장기 회사채 발행 증가 때문이다. 특히 미국 일본처럼 전쟁 여파로 경제가 타격을 받고 재정 적자가 커지고 있는 국가에서 두드러진다. 18일 미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일본 30년 만기 국채 금리도 역대 최고치에 육박했다. 문제는 중동 전쟁 장기화로 금리 상승세나 유가 오름세가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유가가 안정되지 않으면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금리를 밀어 올리게 된다. 고유가, 고물가, 고금리로 이어지는 ‘도미노 효과’가 나타난다. 장기 금리가 오르면 막대한 빚에 허덕이는 정부, 기업, 투자자들이 타격
Wed, 19 Aug 2026 23:30
[사설]7개월 끌다 관례 깨고 대법관 ‘서면 제청’한 대법원장
조희대 대법원장이 6개월 가까이 비어 있던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으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다음 달 퇴임하는 이흥구 대법관 후임으로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임명해 달라고 18일 이재명 대통령에게 서면으로 제청했다. 그동안은 대법원장이 사전에 청와대와 후임 대법관을 누구로 할지 조율한 뒤 대통령과 직접 만나 제청해 왔다. 조 대법원장은 이런 관례를 깨고 후임 대법관 후보를 사실상 통보한 셈이다. 대법관후보추천위가 3월 퇴임한 노 전 대법관의 후임 후보자 4명을 추천한 것이 1월이다. 통상은 추천 뒤 1∼3주 안에 제청이 이뤄졌지만, 조 대법원장은 7개월이 되도록 제청하지 않았다. 신속한 재판을 강조해온 조 대법원장이 반년의 대법관 공백에도 제청을 미룬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그러는 사이 대법관후보추천위는 9월 퇴임 예정인 이 대법관의 후임 후보자 4명을 이달 초 추천했다. 그러자 조 대법원장은 청와대와 조율이 안 된 상태에서 두 명의 후임을 한꺼번에 제청했다. 이는 여권
Wed, 19 Aug 2026 23:27
[사설]현대차 10년 만에 전면 파업… 중국車 ‘턱밑 위협’ 안 보이나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19일부터 닷새간 이어지는 파업에 돌입했다. 19, 20일과 24, 25일에는 4시간씩 부분 파업을 하고 21일에는 8시간 전면 파업을 벌일 예정이다. 현대차 노조가 전면 파업을 하는 건 2016년 이후 10년 만이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역시 20, 21일 자동차 업종 공동파업을 선언했다. 기아 노조의 동참 여부에 따라 최대 9만 명이 일손을 놓을 수 있다. 국가 기간산업인 자동차 공급망 전체가 멈춰 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올해 들어 16차례 임금 교섭을 벌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회사 측이 진전된 임금 및 성과급 안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불법 파업으로 해고된 조합원의 복직과 국민연금 수급 시기에 맞춘 정년 65세 연장 등 무리한 요구를 고집하며 평행선을 달렸다. 현대차 노조의 파업 방침에 부품사 노조도 가세했고 여기에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을 앞세운 하청 노조들까지 원청 교섭을 요구하며 동참했다. 문제는 한국 자동차
Wed, 19 Aug 2026 23:24
[김순덕 칼럼]김민석은 ‘민주당의 한동훈’이 될 수도 있다
“대통령이 아예 아바타 세워놓고 직접 당무 보고 공천도 다 알아서 하겠다는 것 아닌가.”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 당선에 대한 국민의힘 반응이 아니다. 2023년 12월 당시 여당 국힘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급부상하자 민주당이 내놨던 논평이다. ‘조선 제일의 검’ 출신으로 집권당 대표 격에 낙점된 한동훈과 운동권 엘리트 출신으로 당 대표 로망을 이룬 김민석을 동격으로 봤다간 좌우 진영을 격분시킬지 모른다. 그러나 김민석 당선에 “‘이재명 아바타’를 자처” “대통령이 민주당 전당대회에 개입” 같은 국힘 논평은 한동훈에 대한 민주당 논평과 묘하게 흡사하다. 두 사람이 대통령의 전폭 지원으로 당권을 거머쥔 것도, 대통령 부인 또는 대통령 본인의 사법리스크 방탄 임무가 엿보인 것도 징그럽게 닮았다. 당권 주자 때 김민석은 이 대통령의 공소 취소에 대해 “잘못된 기소나 조작 기소는 취소가 원칙, 방법은 선택”이라고 밝혔다. 현직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은 비현실적이라
Wed, 19 Aug 2026 23:21
[횡설수설/우경임]“세상에, 인스타그램은 마약이야”
2020년 미국 콜로라도주 여고생이었던 애널리 쇼트는 18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인스타그램, 틱톡에서 끊임없이 또래 여자아이들의 외모와 비교했고 ‘스스로 못생겼다고 느낀다’고 일기에 썼다. 그의 부모는 딸이 사망한 뒤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열어봤다가 딸이 겪은 고통을 알게 됐다. SNS가 추천한 피드는 불안, 우울, 자살 관련 글로 도배되어 있었고 “고통을 없애는 방법은 하나뿐”과 같은 내용이 떴다. 애널리가 심리적으로 취약해진 순간을 포착해 SNS는 조회수를 올리고 광고를 보게 하고, 결국 벼랑 끝으로 몰아갔다. ▷메타는 애널리를 먹잇감으로 삼은 그 알고리즘으로 돈을 벌어 왔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3년 전 호주 언론이 메타가 광고주를 대상으로 13∼17세 청소년을 공략하는 광고 전략을 설명한 내부 문서를 입수해 보도했다. ‘살이 쪄서 쓸모없다고 느낀다’고 하면 비만약 광고를, ‘남자친구와 멀어져 불안하다’고 하면 화장품 광고를 노출시키는 식이다. 친구 숫자
Wed, 19 Aug 2026 23:18
[오늘과 내일/신광영]형사사법 판 바꾸는데 영국 40년 걸렸다
40년 전 영국에선 형사사법 제도의 거대한 실험이 벌어졌다. 당시 영국 경찰은 무소불위 권력이었다. 수사와 기소를 모두 독점했다. 강압 수사 같은 폐해가 많았다. 그런 경찰에게서 기소권을 박탈한 해가 1986년이다. 왕립기소청을 만들어 검사들에게 기소를 맡겼다. 우리가 검찰개혁에 나선 배경과 비슷하다. 우리는 검사에게 편중된 힘을 경찰로 분산시켰다. 영국과 반대지만 여전히 공통점이 있다. 영국이 150년 넘게 이어진 경찰 중심의 판을 흔들었듯, 우리 역시 72년 만에 검사의 수사권을 완전히 없앴다. 영국 못지않은 거대 ‘실험’이다.英 5~10년마다 전문가 조사-후속 입법 이런 변화에 찬성하는 쪽에선 수사-기소 분리의 선진 사례로 영국을 꼽는다. 하지만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따로 있다. 제도를 바꾼 뒤 40년 동안 지속된 유지 보수의 역사다. 영국은 경찰의 기소권을 검사에게 넘기는 ‘재건축’을 한 뒤 그걸로 멈추지 않았다. 5∼10년 단위로 ‘리모델링’을 거듭했고, 지금도 진행 중
Wed, 19 Aug 2026 23:15
[광화문에서/조종엽]‘순이 랭면’도 옥류관 냉면도 ‘평냉’도 모두 한민족의 냉면
지난달 중국 옌볜(延邊·연변) 조선족자치주 룽징(龍井·용정)시에서 점심으로 먹은 ‘순이 랭면’은 색달랐다. 물냉면인데도 면은 검고 쫀득했고, 육수는 막국수처럼 새콤했다. 하지만 시원한 육수에 고명으로 편육과 오이 등을 올린 것을 비롯해, 직관적으로 ‘냉면이구나’ 싶었다. 냉면은 냉면이다. 연변냉면도, 면발에 식초를 쳐서 먹는다는 이북 평양의 옥류관 냉면도, 이남 젊은 식도락가들의 입맛까지 장악한 이런저런 계보의 ‘평냉’들도 모두 한민족의 냉면이다. 이민과 분단의 역사가 경계를 지으면서 맛에 작은 차이가 생겼다고 해도 그건 명확한 사실이다. 올해 봄 재개관한 옌지(延吉·연길)시 역사문화박물관은 냉면을 비롯한 조선족의 음식문화를 두고 “본 지방의 식재료와 현명한 풍속이 독특한 음식 구조를 형성했다. …가공 방식은 이민 역사와 전통문화의 영향을 받아…”라고 설명한다. 잘 뜯어보면 미묘한 점이 있다. 문상명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은 “한반도 음식문화의 연속선이 아니라, 중국 이주 이후
Wed, 19 Aug 2026 23:12
[글로벌 이슈/김상운]한미훈련 줄인 트럼프, 흔들리는 美 핵우산
“일본 정부는 한미 연합훈련 축소에 대해 대북 억지력 약화를 우려하면서 그 영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17일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 연합훈련 “대폭 축소” 지시 발언의 파장을 이렇게 전했다. 북한 핵능력 강화와 북-러 군사 밀착이 심화된 가운데, 한미 연합훈련 취소가 미칠 안보 파장에 우려를 표시한 것이다. 같은 날 청와대가 내놓은 성명(“북-미 정상 간 우호적 관계가 의미 있는 북-미 대화로 이어짐으로써 한반도에서 평화와 안정을 진전시키기 위한 논의가 개시되기를 기대한다”)에 비해 한층 긴장된 반응이 역력하다. 과거에도 한미 연합훈련 규모를 축소한 건 여러 번 있었다. 하지만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유독 큰 파문을 일으킨 건 ‘미국 우선주의’ 외교와 맞물려 미국 핵확장 억제의 신뢰성까지 의심받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 과연 미국이 북핵으로부터 서울을 지키기 위해 미 본토의 핵공격 위협을 무릅쓰겠느냐는 의구심이다. 미
Wed, 19 Aug 2026 23:09
[고양이 눈]숨은 매미 찾기
매미가 나무 기둥에 가만히 붙어 있습니다. 얼룩덜룩한 몸빛이 나무껍질과 제법 닮았네요. 우렁찬 울음소리가 아니었으면 그냥 지나칠 뻔했습니다.― 서울 강서구 등촌동에서
Wed, 19 Aug 2026 23:06
알고 싶은 욕망[이은화의 미술시간]〈436〉
어여쁜 여인의 얼굴에 새의 몸을 한 괴물들이 배를 사방에서 에워싸고 있다. 날개를 펼친 채 노래로 유혹하지만 선원들은 눈길조차 주지 않고 묵묵히 노를 젓는다. 오직 돛대에 온몸이 단단히 묶인 한 남자만이 고개를 들어 이 기괴한 존재들을 응시한다. 19세기 영국 화가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가 그린 ‘율리시스와 세이렌들’(1891년·사진)은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디세이아’의 한 장면을 포착한 작품이다. 율리시스는 그리스 신화의 영웅 오디세우스의 라틴어식 이름이다. 트로이 전쟁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가던 오디세우스는 아름다운 노래로 뱃사람들을 홀려 파멸로 이끄는 세이렌의 섬을 지나게 된다. 그는 부하들의 귀를 밀랍으로 막아 유혹을 차단했지만, 정작 자신은 돛대에 몸을 묶고 그 치명적인 노래를 직접 듣고자 했다. 풀어 달라고 애원해도 절대 응하지 말라는 엄명까지 내렸다. 그토록 위험한 노래를 그는 왜 굳이 들으려 했을까. 세이렌의 노래는 단순한 쾌락의 속삭임이 아니었다. 그들은 트로이
Wed, 19 Aug 2026 23:00
한국적인 것? 소나무 대신 일상의 등산복… 보편성 속 특별함 찾기[김대균의 건축의 미래]
《요즘 한국 브랜드가 해외에 진출하거나 해외 브랜드가 국내에 들어올 때 한국적 디자인을 적용하는 사례를 자주 접하게 된다. 전자는 한국 브랜드가 높아진 국가 브랜드의 힘을 활용하려는 전략이고, 후자는 해외 브랜드가 지역문화를 담아 한국 소비자에게 좀 더 친밀하게 다가가려는 시도다.》얼마 전 세계적인 아웃도어 브랜드로부터 한국 플래그십 스토어에 한국적 정체성을 담는 작업을 함께해 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각 브랜드마다 공간을 구성하는 매뉴얼이 있어 대부분은 조금만 수정하면 그 매뉴얼을 쉽게 적용할 수 있다. 그러나 브랜드와 한국의 교차점을 공간으로 표현하려면 브랜드와 한국, 양쪽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에 현지 건축가를 찾은 것이다. 작업 초기 해외 디자이너가 찾은 한국적 이미지는 소나무였다. 하지만 2층 높이의 살아 있는 소나무를 실내에 심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또 다른 방식은 소나무를 예술작품과 같이 두는 것이었는데, 이것은 한국적 정서와 잘 맞지 않았다. 그 나
Wed, 19 Aug 2026 23:00
좋은 반려자를 만나는 데 필요한 ‘좋은 기준’[고영건의 행복 견문록]
영화 ‘오디세이’에는 트로이 전쟁이 끝난 지 6년이 지났는데도 오디세우스가 돌아오지 않자 그의 아내 페넬로페에게 108명의 구혼자가 몰려가 집을 점거하는 장면이 나온다. 구혼자들은 손님을 환대해야 한다는 율법인 ‘크세니아’를 핑계로 횡포를 부렸다. 페넬로페는 두 가지 딜레마에 직면했다. 첫 번째는 ‘남편을 기다릴 것인가, 아니면 새 사람을 선택할 것인가?’였다. 두 번째는 ‘반려자를 둔다면 누구를, 어떤 기준으로 선택할 것인가?’였다. 이 딜레마는 ‘언제, 어떤 기준으로 좋은 반려자를 찾아야 할까?’를 고민하는 현대인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 두 번째 딜레마부터 살펴보자. 먼저, 페넬로페가 남편이 죽었다고 봐 새 반려자를 찾기로 결심했다고 가정해보자. 가장 좋은 구혼자를 선택하려면 과연 어떤 전략을 따라야 할까? 이 문제는 ‘최선의 선택 전략’으로 알려진 수학 게임으로 접근해볼 수 있다. 이에 따르면 먼저 108명의 구혼자 중에서 약 37%, 즉 40명까지는 일정한 순서를 정해
Wed, 19 Aug 2026 23:00
[내 생각은/박시우]배달기사 산재, 全주기 안전망 필요최근 지방자치단체들이 배달기사의 산재보험료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 부담을 덜어준다는 의미가 있지만, 기사가 사고 뒤 겪는 문제는 보험료에 그치지 않는다. 산재 신청, 업무상 재해 입증, 치료와 재활에 이르기까지 혼자 감당해야 할 절차가 많다. 특히 사고의 업무 관련성을 판단하는 배차 내역과 이동경로, 위치정보 등 자료를 다친 기사가 직접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 지자체가 기록 확보와 산재 신청에 필요한 행정 및 법률 상담을 지원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지역별 지원 격차를 줄일 중앙정부의 기준도 필요하다. 플랫폼 기업의 안전 책임을 강화하는 조치는 말할 것도 없다. 배달기사 산재 정책은 보험료 지원을 넘어 예방과 증거 확보, 신청, 치료와 재활까지 잇는 전 주기적 안전망으로 확대돼야 한다.※ 동아일보는 독자투고를 받고 있습니다. 각 분야 현안에 대한 여러분의 의견을 이름, 소속, 주소, 휴대전화 번호 등 연락처와 함께 e메일(opinion@donga.com)이나 팩스(02-2020-12
Wed, 19 Aug 2026 23:00
[내 생각은/류영철]학폭 조사 신뢰, 조사관 역량 표준화에 달렸다학교폭력 사건이 끝난 뒤에도 갈등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피해 학생은 “내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주지 않았다”고 말하고, 가해 학생은 “처음부터 결론을 정해 놓고 조사했다”고 주장한다. 같은 조사 결과를 두고 양측 모두 억울함을 호소하는 모습은 이제 낯설지 않다. 흔히 처분 수위가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갈등이 이어지는 근본적인 이유는 조사 과정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학폭 전담조사관 제도는 교사의 조사 부담을 줄이고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조사를 통해 공정성을 높이려는 취지로 도입됐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조사관의 역량 편차와 배정 방식, 이해 충돌 가능성 등을 둘러싼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전담조사관은 퇴직 교원과 전직 경찰관, 청소년 상담·보호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다. 이들은 학교 문화에 대한 이해, 사실관계 확인과 증거 분석, 학생 심리와 회복 등에서 서로 다른 강점을 지닌다. 이는 장점이지만 조사 품질의 일관성까지 보장하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조사관들이 동일한 기
Wed, 19 Aug 2026 23:00
[사설]트럼프 “김정은이 응답”… 1기 때 실패 성찰 없는 ‘충동 외교’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 자신의 북-미 대화 제안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응답이 있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김정은의 반응이 왜 없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가 응답하지 않았다는 것을 어떻게 아느냐”고 반문한 뒤 ‘그러면 응답했느냐’는 물음에 “그렇다. 그가 (응답)했다”고 답했다. 대화가 어느 단계냐고 묻는 말에도 “매우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김정은이 전화기를 들고 ‘이봐 도널드, 우리 사이 괜찮지?’라고 말하는 내용의 합성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연사흘 김정은과의 친분을 거론하며 관심을 증폭시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는 분명해 보인다. SNS에 2019년 판문점 번개 회동 사진을 올리고 다음 날엔 한미 연합훈련의 대폭 축소를 지시했다고 밝힌 뒤 이제 김정은의 응답도 받았다고 했다. 그 응답이 언제 어떻게 이뤄졌는지는 밝히지 않아 물밑 접촉이 있었는지도 불분명하고, 그 바탕엔 수렁에 빠진 이란 전쟁
ue, 18 Aug 2026 23:30
[사설]“韓 가장 느린 협상가”… 이런 이미지 굳어지면 큰 협상 장애물
한국과 미국이 지난해 무역 협상에서 합의한 20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프로젝트 발표가 늦어지면서 불협화음이 일고 있다. 정부는 이달 말 1호 투자 발표를 목표로 미국 측과 협상하고 있는데, 아직 구체적 윤곽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16일에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3주 만에 급히 미국을 찾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연합훈련 축소 지시 배경에 “한국의 대미 투자 약속의 진행 속도에 대한 불만이 있다”는 미 언론의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 한미 양국은 지난해 7월 무역 합의를 통해 미국이 부과한 25%의 상호관세를 15%로 낮추고, 한국은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를 이행하기로 했다. 문제는 조선 협력 분야의 1500억 달러를 뺀 나머지 2000억 달러 대미 투자 프로젝트 이행 방안이 1년 넘게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한미 양국은 에너지 분야로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 대상을 좁혀가고 있지만, 올해 초 2차 투자 계획까지 발표한 일본에 비해 늦다. 미 정치매체
ue, 18 Aug 2026 23:27
[사설]살인 폭염, 돌발 가뭄, 괴물 폭우… ‘연쇄 복합 재해’ 대책 세워야
광복절 연휴 사흘 동안 경남 거제에는 916.1mm의 비가 내렸다. 17일 새벽에는 시간당 강수량이 124.5mm를 기록했는데 1972년 거제에서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최고 기록이었다. 200년에 한 번 내릴 만한 ‘괴물 폭우’가 지나가며 사상자 5명이 발생했다. 부산, 경남 통영 등 인근 남해안 지역에도 폭우가 쏟아져 주택과 도로 곳곳이 침수됐다. 이번 폭우가 ‘남해안 벨트’에 집중된 건 태풍 ‘돌핀’이 약화된 저기압이 북상하다가 한반도 동쪽에 버티고 있는 북태평양고기압에 가로막혔기 때문이다. 더욱이 길어진 폭염에 바다 온도가 올라 수증기를 가득 품은 상태였다. 원래 고기압은 8월 초순 세력이 최대로 확장했다가 중하순을 지나며 후퇴한다. 그런데 올여름은 좀처럼 물러서지 않으면서 영남 지역은 한 달 새 살인 폭염, 돌발 가뭄, 괴물 폭우가 번갈아 닥쳤다. 기후 변화로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잦아지고 여러 재해가 한꺼번에 발생할 위험도 커지고 있다. 한국기상학회지에 따르면 최근
ue, 18 Aug 2026 23:24
[횡설수설/김창덕]AI 데이터 ‘골드러시’
지금의 ‘인공지능(AI)’이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50년대였다. 소설이나 영화 얘기가 아니다. 당대의 천재 과학자들이 ‘기계도 생각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연구에 매달렸다. 하지만 그 열기는 채 20년을 가지 못했다. 두 가지 한계에 부딪혔기 때문인데 그중 하나는 연산 처리 속도의 한계, 즉 컴퓨터 기술이 충분치 않아서였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디지털 데이터 부재였다. 학습 교재 없이 똑똑한 AI를 만들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시간이 흘러 컴퓨터는 빠르게 고도화됐고, 인터넷 시대가 열리면서 방대한 데이터 확보도 가능해졌다. 두 날개를 단 AI는 인간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고 있다. 그런데 이 먹성 좋은 ‘데이터 하마’가 수천 년간 축적된 인류의 데이터를 단숨에 고갈시키고 있다. 인간이 생성한 데이터는 수백조 토큰(데이터 단위)으로 추정되는데, 지금의 생성형 AI 모델들은 이미 수십조 토큰을 학습한 결과물이다. 공개된 텍스트 데이터가 2030년대 초반이
ue, 18 Aug 2026 23:18
[오늘과 내일/장원재]공수처와 중수청의 ‘평행 이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권력기관 개혁의 핵심이다. 참으로 역사적인 일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020년 12월 공수처법 등을 공포하며 이렇게 선언했다. 하지만 출범 후 5년을 넘긴 지금, 공수처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싸늘하다. 매년 200억 원 안팎의 예산을 쓰고도 기소는 연평균 1건에 그칠 정도로 초라한 실적 때문이다. 공수처가 고위공직자 7000명 관련 범죄만 다루는 소규모 수사기관이라면 10월 2일 출범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은 부패·경제·방위산업·마약·내란 외환·사이버·법왜곡죄 등 7대 중대 범죄를 맡는 대형 수사기관이다. 정원도 중수청은 2874명, 공수처는 85명으로 30배 이상 차이가 난다. 성격도, 규모도 다르지만 지금까지 중수청의 준비 상황을 보면 ‘평행 이론’이라는 말이 어울릴 만큼 공수처와 닮은 점이 많다. 중수청이 ‘제2의 공수처’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둘 다 검찰개혁 일환으로 ‘개문발차’ 두 기관은 모두 진
ue, 18 Aug 2026 23:15
[동아광장/허정]네 갈래로 거칠어진 美 통상 압박, 가장 급한 불을 찾아라
지난해 11월 나는 이 지면에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은 하나의 청사진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서로 다른 목표를 가진 세 갈래 정책 라인이 암묵적으로 타협해 가며 만들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썼다. 미국 제조업 재건을 최우선으로 삼는 ‘산업·노동 라인’이 있고, 관세를 기술·데이터·인프라 통제의 무기로 쓰는 ‘안보·전략 라인’이 있고, 인플레이션과 금융시장 안정을 이유로 관세 충격을 완화하는 ‘거시·재무 라인’이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 셋은 방향이 서로 달라도 “중국의 공급과잉은 구조적 위협”이라는 인식만큼은 공유하면서 서로 절묘한 균형을 이루고 있는 듯했다. 그런데 최근 몇 달 새 흐름을 보면서, 이 균형추 가운데 하나가 흔들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름 아니라 그간 브레이크 역할을 하던 거시·재무 라인이다. 최근 미 상무부는 지난해 10월 한미 정상이 조인트팩트시트(JFS)에서 합의한 2000억 달러(약 282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가 10개월째 발표되지 않
ue, 18 Aug 2026 23:12
[광화문에서/임보미]늦어도 되는 뉴스도 있다
한국프로야구 유일한 4할 타자 백인천 전 감독이 15일 별세했다. 그런데 그의 사망 소식이 퍼진 건 하루 앞선 14일이었다. 이날 처음 이송된 병원에서 한 차례 심정지가 왔고, 가족들이 연명치료 없이 임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백 전 감독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이곳저곳으로 전해졌다. 14일 오전부터 다수의 온라인 매체가 백 전 감독의 부고를 전했다. 이날 오후 석간신문 부고란에도 백 전 감독의 별세 소식이 실렸다. 하지만 그즈음 백 전 감독의 멈췄던 호흡과 맥박은 미세하게 돌아와 있었다. 호흡과 맥박은 체온, 혈압과 함께 인간의 살아 있는 상태를 나타내는 활력 징후(vital sign)다. 물론 뇌경색을 오래 앓다 위독해진 백 전 감독의 상태가 극적으로 호전될 것이라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그렇다고 해도 의료진이 최종 사망 판정을 내릴 수는 없는 상태였다. 심정지 소식에 장례를 준비하려던 한국야구위원회(KBO) 등 관계자들에게도 백 전 감독의 소식이 전해졌다. 그러자 이번에는 ‘백
ue, 18 Aug 2026 23:10
[글로벌 현장을 가다/신진우]“안전 우선” vs “군인 보는것 불편”… 트럼프 ‘범죄와의 전쟁’ 1년 논란
《트럼프 軍 투입 정책 1년“사람들이 인사하며 ‘고맙다’거나 ‘안전하게 느껴진다’고 말해줄 때마다 보람을 느낍니다.” 14일(현지 시간) 미국 수도 워싱턴의 관문 격인 유니언역. 무더운 날씨에도 역사 밖에는 군복을 입은 주방위군 대원 5명이 주변을 살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중 한 명인 마커스 윌리엄스 씨는 “우리에게 엄지를 들어 보이거나 경례하는 시민도 많다”며 “우리가 여기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시민들에게 어느 정도 안도감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워싱턴의 범죄 상황이 심각하다며 ‘범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워싱턴을 ‘안전하고 아름답게’ 만들기 위한 태스크포스(TF)도 출범시켰다. 또한 그는 주방위군 약 800명은 물론 미 연방수사국(FBI), 마약단속국(DEA), 연방보안관실(USMS) 등 연방기관 요원도 대거 워싱턴에 파견했다.》 당시만 해도 군인들을 신기한 듯 바라보거나 휴대전화 카메라에 담는 시민들이 적지 않았다.
ue, 18 Aug 2026 23:08
[고양이 눈]빼꼼
수풀 사이로 송수관이 빼꼼히 얼굴을 내밀고 있습니다. 송수구가 꼭 커다란 눈처럼 보이네요. 잠복하고 누가 지나가나 지켜보는 듯합니다. ―서울 종로구 원서동에서
ue, 18 Aug 2026 23:06
기록의 가치[정덕현의 그 영화 이 대사]〈120〉
“누나 이야기를 들어줄게. 내가.”―후지노 도모아키 ‘어떻게 해야 했을까?’‘어떻게 해야 했을까?’는 후지노 도모아키 감독이 조현병에 걸린 누나 마사코와 딸을 병원에 보내는 대신에 20여 년간 집에서 돌본 부모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스물에 갑자기 조현병 증상을 보인 누나. 하지만 부모님은 병원을 다녀온 후 “마사코는 100% 정상”이라며 자가 치료를 시작한다. 결국 집에 감금당하다시피 살던 누나의 증상은 악화되고, 누나를 돌보던 부모님도 망가져 간다. 그렇게 25년이 지나고 허망한 사건이 벌어진다. 치매에 걸린 부인까지 이중돌봄에 지친 아버지의 결정으로 정신과 진료를 받게 된 누나가 처방받은 약으로 단 몇 달 만에 상태가 호전된 것이다. 긴 세월을 저당 잡힌 마사코의 보상받을 수 없는 인생과, 정신질환에 대한 당대의 부정적인 인식 속에서 딸을 집에서 돌보느라 자신들의 삶도 망가진 부모님의 인생. 도모아키의 카메라는 그 삶을 낱낱이 담아낸다. 말이 통하지 않는
ue, 18 Aug 2026 23:00
“투자란 ‘원금 보장’ 대출 아냐”… 실리콘밸리에 재도전 인프라 깔다[이준만의 세상을 바꾼 기업가들]
《1957년 어느 날, 미국 뉴욕의 젊은 투자은행가에게 캘리포니아에서 편지 한 통이 날아왔다. 사연의 주인공은 당대 최고의 물리학자 밑에서 일하던 여덟 명의 젊은 엔지니어였다. 상사의 독선을 견디다 못해 회사를 모두 뛰쳐나와 새 회사를 차리려 하니 자금을 구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회사도, 제품도, 매출도 없었다. 있는 것이라곤 여덟 개의 명석한 두뇌와 ‘반도체’라는 낯선 아이디어뿐이었다. 이 무모한 도전에 돈을 댈 사람을 찾기까지 무려 서른다섯 번의 거절이 있었다.》 사탕가게서 배운 사람을 읽는 눈서른여섯 번째 시도에서 마침내 한 곳이 응했고, 그렇게 페어차일드 반도체가 탄생했다. 여덟 명은 훗날 ‘8인의 배신자(Traitorous Eight)’로 불리며 인텔을 비롯한 수많은 기업의 씨앗이 됐고, 이들이 모여든 캘리포니아의 한 골짜기는 ‘실리콘밸리’라는 이름을 얻었다. 그리고 숱한 거절을 견뎌낸 남자, 아서 록은 훗날 ‘벤처캐피털의 개척자’로 불리게 된다. 록은 1926년 뉴욕
ue, 18 Aug 2026 23:00
동해 오징어는 왜 서해로 갔을까[김창일의 갯마을 탐구]〈150〉
수평선 너머로 늘어선 오징어잡이 배의 불빛은 동해를 상징하는 풍경이었다. 집어등 불빛에 모인 오징어를 잡느라 어민들은 밤잠을 잊고 일했다. 울릉도 저동항과 동해안의 묵호항, 주문진항, 속초항, 죽변항, 후포항은 산더미처럼 쌓인 오징어를 거래하고 손질하느라 인산인해를 이뤘다. 오징어는 봄에 북상해 여름에는 러시아 연해주까지 올라갔다가 늦여름부터 남하한다. 이러한 이동 경로에서 중요한 지점이 울릉도였다. 채낚기 어선이 저동항으로 몰려든 이유다. 지금 울릉도는 오징어 길목에서 벗어났고, 저동항은 한산하다. 요즘 오징어를 만나려면 서해로 가야 한다. 충남 태안군 신진항이 대표적이다. 2025년 7월 한 달 동안 신진항에서 위판된 오징어는 930t에 달했다. 2024년 같은 달 108.9t의 8.5배였다. 올해도 전국의 오징어잡이 배가 신진항으로 모여들어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동해안 항구에서 보던 풍경이 서해에서 펼쳐지고 있다. 오징어는 왜 동해에서 서해로 이동했을까. 2000년대 초반
ue, 18 Aug 2026 23:00
1996년 한국에 온 어떤 수녀[안드레스 솔라노 한국 블로그]
언젠가부터 생긴 버릇이 있다. 길에서 수녀들을 마주치면 휴대전화를 들어 사진으로 기록하는 것이다. 검정이나 회색, 파랑, 갈색 수도복을 입은 이들의 모습은 소박하면서도 신비롭다. 한국뿐 아니라 콜롬비아, 멕시코,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에서 찍은 사진들을 주로 나의 소셜미디어에 올린다. ‘수녀 발견’을 뜻하는 ‘#nunspotting’이라는 해시태그를 다는데, 클릭해 보면 나와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이 꽤 많다. 이 취미가 정확히 어디에서 비롯됐는지는 모르겠다. 어쩌면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서 다닌 초중고교가 가톨릭 학교였던 영향인지도 모른다. 일곱 살 무렵부터 학교를 운영하던 예수회 신부들을 돕는 수녀들을 매일 볼 수 있었다. 이들은 크고 투박한 구두를 신고 언제나 말없이 무언가에 깊이 몰두해 있었다. 그중에서도 교내식당에서 우리가 점심을 다 먹었는지 살피던, 키가 작고 눈썹이 짙은 수녀님이 기억에 남는다. 빳빳하게 다린 검은 수녀복을 입고 가슴에는 커다란 은십자가를 달고 있었
ue, 18 Aug 2026 2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