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Doing Philosophy (철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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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 05 Aug 2026 05:10철학은 어깨를 으쓱했다: 아인 랜드를 외면한다고 그녀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 Skye C Cle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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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 28 Jun 2026 10:02윤리적 이기주의: 이기심의 도덕 – Nathan Nob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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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 13 Jun 2026 05:18왜 도덕적이어야 하는가? 플라톤의 ‘기게스의 반지’ 사고실험 – Spencer C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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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 06 May 2026 04:31정당한 전쟁론 – Ryan Jenk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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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 16 Apr 2026 07:57철학적 관점에서 본 믿음의 본성: 심리학과 인지과학에 대한 이론적·방법론적 함의 – Eric Schwitzgeb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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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 25 Mar 2026 07:46윤리적 실재론, 또는 도덕 실재론 – Thomas Metca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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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 13 Mar 2026 04:00G. E. 무어의 외부 세계 증명: 외부 세계 회의주의에 대한 대응 – Chris Ranal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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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 09 Feb 2026 01:27외부 세계 회의주의 – Andrew Chap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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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 25 Jan 2026 08:16피론학파의 회의주의: 판단을 유보하기 – Lewis 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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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 29 Dec 2025 08:222. 엉드루 (투자) #
닌텐도의 사장이라는 직함 뒤에 있던 사람 게임을 더 재미있게 만드는 건 뭘까요? 더 사실적인 그래픽일까요? 아니면 더 많은 돈을 들여서 만든 거대한 오픈월드일까요? 닌텐도의 네 번째 사장이었던 이와타 사토루는 단순한 최첨단 기술의 적용만으로는 이 질문에 답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게임을 만드는 사람이 마지막까지 신경 써야 하는 것은 게임을 하는 사람의 반응이라고 말했습니다. 게이머가 게임을 하면서 웃는지, 놀라는지, 다시 해보고 싶어 하는지, 그리고 재미있어 하는지 그의 기준은 그가 회사의 사장이 된 뒤에도 계속 남아 있었습니다. 2005년 게임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이와타는 자신을 소개하면서 이렇게 적었습니다. &....... ![]()
오늘의 일기..(Feat 니체)
정답이 보이던 과거 시대는 죽었다. AI 덕분이다. 우리는 우리가 더 이상 정답이 없는 세계를 앞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자신에게 더욱 솔직해져야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현실을 마주할 각오를 해야 한다. 끝은 또 다른 시작이기도 하다. AI의 등장은 인간이 스스로를 재 창조할 기회를, 더 고등한 행태의 인간으로 소생할 기회를 줄 수도 있고 무가치한 인간이 되도록 할 수도 있다. 지금 시대의 인간은 확실성을 갈망하지 않는, 안전망이 필요없는 자유로운 영혼이 돼야 한다는 점이다. 지금부터 필요한 것은 앞으로의 세상이 무엇을 내놓더라도, 심연의 끝자락에 다다르고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춤을 출줄하는 자유롭고 쾌활한 영.......
Fri, 02 Oct 2026 17:24차... 차익거래 기회인가?
사... 사서 팔께요... ![]()
잡담..
시장에서는 늘 화려한 알고리즘과 거대 모델의 추론 능력에 먼저 시선이 쏠립니다. 초 단위로 쏟아지는 뉴스 속에서 핵심 맥락을 짚어내고, 복잡한 거시경제 지표 사이의 상관관계를 한눈에 파악하는 인공지능의 모습은 마치 전지전능한 분석가처럼 보이기 쉽습니다. 하지만 지능의 층위를 한 겹만 벗겨내 보면, 그 기저에는 지극히 투박하고 치열한 데이터 인프라의 세계가 버티고 있습니다. 모델의 정교함보다 더 근본적인 승부처는 언제나 보이지 않는 배관망에 있었습니다. 금융 데이터는 다른 어떤 도메인보다 오염과 왜곡에 취약합니다. 수많은 공시 문서, 실적 발표 음성, 각국 중앙은행의 성명서 같은 비정형 데이터부터 밀리초 단위로 요.......
ue, 15 Sep 2026 10:36AI 개발 감속합의는 왜 납득되지 않는가
아모데이·올트먼·머스크의 "속도 조절" 합의가 어색하게 느껴진다. 동기 신뢰성 실효성 시나리오 자체 아모데이는 2026-09-12(미국 시간) 에세이 "We Must Pace the Frontier"를 발표했다. 핵심은 "We must slow the pace at which we improve the capabilities of AI models"이다. 다만 언론에서 떠드는 것처럼 개발 중단은 아니다. 제안은 3단계다. 1단계는 독립 평가자를 배치하는 것 2단계는 민주주의 국가 AI 기업 간 공통 안전 기준 조율 3단계는 중국 등 경쟁국과의 국제 협약 여기에 재귀적 자기개선에 대한 속도 제한이 포함된다. 개발 중단은 아니다. 정부에는 첨단 칩의 중국 판매 금지 SOTA 모델 검증.......
Mon, 14 Sep 2026 22:59IT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4편
좋은 시스템 설계는 다음 네 가지가 잘 구성되어야 합니다. 확장성 일이 늘면 기기를 더 붙여 감당할 여지가 있는지, 성능이 허용 범위에서 사용자 증가를 계속 감당할 수 있는지 유지 보수성 고치기 쉬운 구조인지, 한 군데를 고칠 때 다른 곳에 영향이 최소화 되는지 신뢰성 여러번 시켰을때 같은 의도한 답이 계속 같은 결과로 나오는지. 지연시간 얼마나 빨리 답이 오는지 확장성 확장성은 사용자 수나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의 양이 늘어도 감당할 수 있는 시스템인가를 묻습니다. 일이 늘었을 때 큰 무리가 없으면 확정성이 있는 것이고, 더 감당하기 힘들어 지면 없는 것입니다. 흔히 '성능과 신뢰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라는....... ![]()
IT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 3편
바이브 코딩이 되면서 돌아가는 듯 보이는 시제품을 만드는 게 쉬워 졌습니다. 하지만 시제품과 실제 서비스간의 간격은 정말 큽니다. 서비스가 되는 순간 책임이 바뀝니다. 개발자의 컴퓨터에서 되던 기능이 이제는 낯선 다수에게 여러번 반복 되어도 같은 결과를 내야 하는 약속이 됩니다. 서비스 완성의 기준 시제품은 가능성을 확인하는 물건이고 이걸 서비스로 내는 것은 약속대로 수행되는 제품입니다. 시제품이 실전에 들어가기 까지는 굉장히 많은 난관을 거쳐야 합니다. 시스템 설계가 필요해지는 시점입니다. 호텔 예약 시스템을 예시로 서비스가 제공 될 때 신경써야 할 것들을 생각나는 대로 나열해 봅시다. 많은 사람이 함께 요청하....... ![]()
IT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2편
가장 단순한 형태의 시스템을 이해해봅시다. 사용자는 둘 서버는 한대 데이터베이스도 하나 호텔 객실을 예약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기 위한 시스템의 구조를 이해해 봅시다. 클라이언트와 서버 클라이언트는 이름 그대로 손님으로 부탁하는 쪽 입니다. 서버는 부탁을 받아 답을 하는 쪽 입니다. 부탁을 요청, 돌아오는 답을 응답이라고 부릅니다. 호텔 객실 예약 시스템 사용자 A가 301호를 예약하면 이런 순서로 흘러갑니다. 사용자 : 방을 예약하려는 사람. 휴대폰이나 개인 PC로 주로 요청이 들어옵니다. 앱 서버 : 요청을 받아 "이 방을 예약해도 되는가?"를 판단합니다. 데이터베이스 : 어느 방이 비어있고 누가 잡아뒀는지....... ![]()
IT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1편
프로그램,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 시스템, 서비스. 이런 용어들을 많이 들어 봤을 것입니다. 이미 들어 본 말들이라도 이 말들의 공통점은 무엇이고 어떻게 다른 말인지 이해하지 않으면 맥락이 부족한 사람들은 고개를 갸우뚱 하게 되는 순간이 생길 겁니다. 프로그램에서 애플리케이션 까지 가장 작은 말은 프로그램입니다. 이는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는 명령의 묶음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실행이 불가능한 어떤 파일 형태로 있어도 이건 프로그램입니다. 프로그램과, 거기 딸린 설정, 데이터, 관련 문서까지 한데 묶어 부르는 말이 소프트웨어입니다. 소프트웨어 가운데 이제 사람과 상호작용 하여 요구를 처리하는 것이 애플리케이션입....... ![]()
속지마라
온라인에서도 활동하고 방송에도 출연 해보고 신문 기사에도 몇번 나와 봤다. 이쪽 생태계에 조금 노출 된 다음 놀라는 지점이 생겼다. 그것은 "사람들이 화자가 자기 자신에 대해 하는 말을 그냥 믿는다는 것" 그리고 굉장히 좋게 포장해 준다는 것이다. "저는 굉장히 긍정적인 사람이에요." 그러면 긍정의 아이콘이 된다. 검증은 없다. "저는 긍정적인 사람이에요"에는 말하는 데는 값이 들지 않는다. 그런데 그 소리가 시장에서 정가에 팔린다. 왜 팔릴까? 두 개가 겹친다. 사람의 기본값은 믿음이다. 커뮤니케이션 연구에서는 이를 진실 기본값이라 부른다. 우리는 상대의 말을 일단은 참으로 접수하고 의심을.......
hu, 27 Aug 2026 17:363. mistyfriday (개인/일상) #
초가을의 서울 VLOG, 그리고 카메라/렌즈 추천 (탐론 17-70mm F2.8 VC, 소니 A6400) ue, 29 Sep 2026 13:00
가을밤 서울 야경, 삼성해맞이공원 출사 후기 (탐론 70-180mm F2.8 G2, 소니 A7R4) ue, 29 Sep 2026 10:27
가을 덕수궁 산책 그리고 여행용 렌즈 (탐론 35-100mm F2.8, 소니 A7R4) Mon, 28 Sep 2026 14:00
1박 2일 대구 여행 출사지&맛집 리스트 (탐론 28-75mm F2.8 G2, 니콘 Zf) Mon, 28 Sep 2026 13:56
탐론 12-20mm F2.8 렌즈 리뷰 - 2.모든 여행을 위한 광각 렌즈 Sun, 27 Sep 2026 12:53
보이그랜더 아포-란타 90mm F4 클로즈 포커스 - 고화질, 휴대성, 근접 촬영의 조화 (라이카 M10) Wed, 23 Sep 2026 13:32
옥상에서 감상한 서울불꽃축제 후기 (탐론 50-400mm F4.5-6.3 VC, 니콘 Zf) Sat, 12 Sep 2026 11:14
가을 디저트 투어, 그랜드 머큐어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의 어텀 하베스트 하이 티 세트 (탐론 90mm F2.8 매크로, 카페 델마르) Fri, 11 Sep 2026 13:23
한여름 대구 사진 산책, 비에 젖어 선명해진 대구의 색 (탐론 28-75mm F2.8 G2, 니콘 Zf) Fri, 28 Aug 2026 13:35
4. Nasica 블로그 (역사) #
카페 첸트랄 (Cafe Central) 이야기 (8) - 세 도시 이야기 hu, 1 Oct 2026 06:30
벨기에 이야기 (12) - 게임 체인저 Mon, 28 Sep 2026 06:30
카페 첸트랄 (Cafe Central) 이야기 (7) - 부유층을 위한 혁명 hu, 24 Sep 2026 06:30
벨기에 이야기 (11) - 스헬더강의 자폭 드론 Mon, 21 Sep 2026 06:30
카페 첸트랄(Cafe Central) 이야기 (6) - 붉은 빈의 몰락 hu, 17 Sep 2026 06:30
벨기에 이야기 (10) - 안트베르펜의 다리 Mon, 14 Sep 2026 06:30
카페 첸트랄 (Cafe Central) 이야기 (5) - 노동자들의 궁전 hu, 10 Sep 2026 06:30
벨기에 이야기 (9) - 브레다(Breda)의 목마 Mon, 7 Sep 2026 06:30
카페 첸트랄 (Cafe Central) 이야기 (4) - "빨갱이 비엔나" hu, 3 Sep 2026 06:30
5. 바이랄라 - 글쟁이 책쟁이 (책) #
호텔 식당에는 근사한 조식 뷔페가 차려져 있지만 그림의 떡이다. 아침에는 음식이 넘어가지 않아 물과 커피만 마시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왕 조식을 먹으러 왔으니 우유와 삶은 달걀을 챙긴다. 유목의 나라 몽골에 아직 발을 들이지 않았는데도 우유가 맛났다. 음료 기계에 ‘커피(咖啡)’라고 쓰여 있는 것을 보고 순간적으로 쾌재를 불렀다. 그러나 ‘커피’의 실체는 뿌옇고 연한 갈색 음료였다. 색깔만큼이나 맛도 어중간했다. 문득 믹스커피 맛은 한국이 세계 최고일 듯싶다는 생각이 스쳐 갔다. 예전에 일본에서 나고 자란 지인이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커피가 아니라 다른 음료라고 생각하면 괜찮은 맛이야.” 사람들은 비교적 시간.......
우란푸통 초원의 빛 (9)
2026년 8월 20일 부산한 소리에 잠을 깼다. 룸메이트들은 벌써 일어나 샤워를 하고 옷을 입고 있다. 두 사람이 주고받는 대화가 현실이라기보다는 연극 같다. 모녀의 대화는 정말이지 한마디도 알아들을 수 없다. 그동안 외운 단어와 익힌 문법이 무용지물이 되어 사방으로 흩어져버린다. 내 몸은 침대에 말 그대로 ‘파묻힌’ 듯하다. 마치 환생이라도 한 듯 온몸이 무겁고 정신이 몽롱하다. 그래도 이불 속에서 꾸물대는 낙(樂)을 바로 포기한다. 미적대는 잠결의 손길을 뿌리치고 벌떡 몸을 일으켰다. 아침 여섯 시, “자오안(早安)!” 모녀가 아침 인사를 받아준다. “자오안(早安)!” 가이드가 내게 노부인과 산책을 나가라고 권한다. 칠십....... ![]()
우란푸통 초원의 빛 (8)
청더의 호텔 방은 깨끗하고 널찍했다. 하얀 시트, 하얀 이불, 하얀 베갯잇…… 타불라 라사(Tabula Rasa)가 여기 있다. 두꺼운 커튼이 잘 갈무리해주는 어둠 속에서도 잠이 오지 않는다. 이른 새벽부터 움직였으면 당연히 깊은 잠에 곯아떨어져야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잠은 걸핏하면 초대를 무시하는 못된 손님이 되어버렸다. 성질을 누르고 고이 모시려고 해도 제멋대로 왔다가 제멋대로 가버린다. 가이드 모녀의 코골이 소리가 부러웠다. 처음에는 얌전하고 무난하게 베이징(北京)을 다녀오자고 마음먹었다. 말도 제대로 못 알아듣는데 혼자 단체관광에 섞여 길을 떠난다고? 두 시간짜리 영화나 전시 보기도 힘들어하면서 내몽골까지 버스를 타.......
우란푸통 초원의 빛 (7)
철커덕, 모녀가 가방을 챙겨 나갔다. 넓은 호텔 방 침대 위에 다리를 뻗고 몸을 폈다. 새벽 다섯 시 반 출발 이후 열네 시간 만에 혼자 있는 시간…… 한 손으로 지엔빙 봉지를 들고, 한 손으로 지엔빙을 뜯어 먹었다. 옥수숫가루로 만든 지엔빙은 구수하고 담백하고 바삭바삭하다. 휑뎅그렁함과 맹물 한 모금으로 목을 축인다. 북방의 맛이라고 멋대로 규정한다. 청더원자가일주점(承德院子假日酒店) 호텔…… ‘청더 마당에서 휴가를 보내는 호텔’일까. 중국어는 말이든 글자든, 들리는 족족 보이는 족족, 풀이하고 외우고 싶다. 소리를 하나하나 모조리 분절(分節)해서 똑똑히 알아듣고 싶다. 호텔 앞마당에 나가 별도 달도 없는 무심한 하늘.......
ue, 29 Sep 2026 12:29우란푸통 초원의 빛 (6)
일곱 시 십 분, 해가 넘어가고 어둑해지자 첫날의 길이 멈추었다. 휑하게 뚫린 공터, 배산(背山)의 거리…… 호텔 혼자 빛을 내뿜으며 우뚝 서 있다. 주변에 인공물이라고는 주차장에 세워둔 관광버스 네댓 대뿐이다. 떠나기 전에 가이드, 가이드의 모친과 함께 방을 쓴다고 Z가 말해주었다. 호텔 방으로 들어갔더니 침대가 둘이다. ‘매화와 글’ 가이드는 어느 쪽 침대를 쓰겠느냐고 묻는다. 그녀는 나한테 제제(언니, 姐姐)라고 부른다. 나는 그녀를 똬요우(가이드, 导游)라고 부른다. 나는 그녀의 엄마를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모른다. 로비에서 일을 마치고 온 그녀가 저녁 일정을 설명해준다. (그렇게 알아듣는다.) 방에서 쉬어도 좋고 산책.......
우란푸통 초원의 빛 (5)
점심시간은 12시 15분부터 30분간 주어졌다. 사람들이 주섬주섬 버스에 올라탔고 버스는 1시에 출발했다. 늦어진 십여 분은 인지상정을 담아내기에 적절한 길이다. 중국의 고속도로는 한국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앞으로 빠르게 달리는 자동차를 주인으로 모시는 길이다. 자동차는 내게도 주인이다. 제발 무사히 초원에 데려다 달라고 간청해야 한다. 세 시간을 달리고 다시 휴게소에 들렀다. 공간은 자동차가 점유해도 시간은 인간 신체의 생리에 따른다. 고속도로의 시공간은 공평하고 정연하다. 저녁 다섯 시, 드디어 첫 관광지에 도착했다. 청더(承德)라는 도시! 버스에서 내렸더니 여기저기 마음껏 둘러보고 오라고 한다. (그렇게 말했다고.......
우란푸통 초원의 빛 (4)
긴장한 탓에 감각이 예민해지고 촉각이 곤두서 있다. 머릿속은 온갖 낯선 정보의 과잉 유입으로 무질서하기 짝이 없다. 두통이 생기려는지 뒷골이 뻐근하고 배도 고프지 않다. 왕만두를 하나 들고 음식 먹는 휴게실 같은 곳으로 갔다. 그곳에는 이미 다른 사람들이 휩쓸고 간 흔적이 질펀하게 널려 있었다. 일회용 음식 용기, 비닐봉지와 포장지, 흥건하게 남겨진 음식 등등…… 인구 5천 만인 나라에서 온 나는 새삼 14억이라는 숫자를 새긴다. 고대 인류는 패총을 남겼지만 조개는 멸종하지 않았다. 현대 인류는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멸종시킬까…… 점심으로는 찐만두 딱 한 개가 딱 좋았다. 게다가 맛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뭘 먹었을까? 정.......
Mon, 21 Sep 2026 12:06우란푸통 초원의 빛 (3)
11시 25분 휴게소에 들렀다. 40분까지 버스로 오라고 한다. 그러면 점심은? 궁금해도 딱히 묻지 못한다. 12시 15분 다른 휴게소(轻纺服务区)에 내려준다. 큼직한 찐만두(大包) 하나를 먹었다. 중국어를 거의 못 알아듣지 못한다. 그래도 드문드문 한두 단어쯤 알아들을 때가 있다. 정 궁금하면 가이드에게 따로 묻는데 대개는 여의찮다. 언제나 다시 물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가이드도 따로 내게 일일이 설명하지 않는다. 그런 성격인 듯하다. 말 걸기는 또 다른 모험이다. 아무도 내게 말 걸지 않는다. 가이드의 이름은 매화와 글이다. 아름다운 이름이다. 매화와 글 가이드는 열심히 일하는 튼튼한 중년 여성이다. 가이드는 늘 다른 사람과 이.......
hu, 17 Sep 2026 10:40우란푸통 초원의 빛 (2)
7번, 내 자리는 창가 쪽이었다. 짐칸에는 빼곡하게 짐이 올라갔다. 가족 단위로 떠나는 중국 여행객들은 먹을 것을 말 그대로 ‘잔뜩’ 마련해왔다. 과일이 한 가방, 과자와 음료가 한 가방, 빵과 지엔빙이 한 가방, 삶은 달걀과 옥수수가 한 가방……, 머리 위 짐칸은 꽉꽉 채워졌다. 난 먹을 것을 하나도 준비하지 못했다. 중국 음식이 입에 맞지 않을지도 모르니까 먹을 것을 따로 준비하라는 말은 전해 들었지만 흘려들었다. 집 떠난 나그네는 타국의 단체여행에 몸만 얹을 뿐, 다른 준비에는 힘이 미치지 못한다. 7시 반 고속도로 휴게소에 버스가 섰다. 버스를 찾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단단히 버스 외양을 외워 두고 화장실에 다녀왔다. 달.......
hu, 10 Sep 2026 00:15우란푸통 초원의 빛 (1)
8월 19일 날은 맑았다. 택시 안에서 날이 밝아오는 것이 보였다. 빛이 어둠을 밀어냈다. 이곳은 산둥성 르자오시(日照市), 해가 제일 먼저 뜬다고 한다. 5시 10분 르자오시 시청 앞에 도착하니 버스가 줄지어 서 있다. 나를 태워야 할 버스를 찾아 Z는 휴대전화를 귀에 대고 분주하게 왔다 갔다 한다. 버스에 태우자마자 Z는 곧 집으로 돌아갔다. 중국 국내 여행사의 단체 관광을 신청해 내몽골로 떠난다. 혼자다. 중국어를 겨우 몇 마디 할 줄은 아는데 거의 알아듣지 못한다. 일본에 처음 갔을 때 하토 버스를 타고 당일 여정으로 니코(日光)에 간 적이 있다. 하토 버스는 일본 국내 여행사가 운영하는 단체 관광 상품의 이름이다. 나는 그때 일.......
Mon, 07 Sep 2026 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