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ns/블로그



1. mistyfriday (개인/일상) #

연말 촬영에는 F2.8 - 2025년 12월의 기록들 (탐론 17-70mm F2.8 Di III-A VC RXD, 크리스마스) Fri, 26 Dec 2025 15:18
폭신폭신 겨울 수플레 - 서촌 안다미로 팬케이크 Mon, 22 Dec 2025 15:45
브루클린 감성의 지하철역 카페 - 드립 커피 메이커스(drip coffee makers) Wed, 10 Dec 2025 13:47
세계 최고의 옥수수 요리가 뉴욕에 있다?! 카페 하바나(Cafe Havana) ue, 9 Dec 2025 16:37
12월에 뉴욕에 있으면 일어나는 일 - 맨해튼 크리스마스 스팟 9선 Mon, 8 Dec 2025 13:16
브루클린 생면 파스타 스팟 미시파스타(MISIPASTA) Fri, 5 Dec 2025 12:52
보스턴 랍스터 레스토랑 아틀란틱 피쉬 컴퍼니(Atlantic Fish Company, 보스턴 여행) Wed, 3 Dec 2025 13:43
탐론 28-75mm F2.8 Di III VXD G2 렌즈 - 스튜디오 제품 촬영, 화질 테스트 (소니 A7R4a) Wed, 3 Dec 2025 10:01
세계 최고의 초콜릿 케이크, 부보 (Bubó) 바르셀로나 ue, 2 Dec 2025 12:54
바르셀로나에선 하몽, 그 중에서도 이베리코 베요타 (레세르바 이베리카, Reserva Ibèrica) Mon, 1 Dec 2025 16:07
낭만과 술이 있는 포르투 정원, 베이스 포르투(Base Porto) Sat, 29 Nov 2025 14:10
239년째 영업 중, 바르셀로나 해산물 레스토랑 칸 쿠예레테스(Can culleretes) Fri, 28 Nov 2025 15:29
가을과 겨울 사이의 재킷 - 칼리코의 포드 가죽 블루종(Calico) Wed, 26 Nov 2025 14:25
하몽만 먹기에도 짧아 - 바르셀로나 레스토랑 레세르바 이베리카 더 키친(Reserva Iberica The Kitchen) hu, 20 Nov 2025 16:10
가을은 정동길이 가장 아름다운 계절 (탐론 17-70mm F2.8 Di III-A VC RXD) hu, 20 Nov 2025 09:50
겨울 신발 구매 후기 - 버윅 622 언라인드 처카 부츠 (뉴 잉글리시 스너프) Wed, 19 Nov 2025 13:45
무제한 그리고 할인. kt M모바일 블랙프라이데이 프로모션 ue, 18 Nov 2025 20:13
아이폰 17프로용 올루무 프로스트 케이스 사용 후기 (Aulumu Frosted Case) Mon, 17 Nov 2025 14:54
포르투 에그타르트, 제가 꼽는 1등은 여기입니다 (Castro) Sat, 15 Nov 2025 10:59
포르투 하면 문어, 추천 식당은 엘레비 바이샤, 엘레비 센트로(éLeBê Baixa, éLeBê Centro) Fri, 14 Nov 2025 15:13
탐론 25-200mm F2.8-5.6 Di III VXD G2 - 육각형 여행 렌즈 Fri, 14 Nov 2025 10:20
포르투 한국인 맛집 라 리코타(La Ricotta)의 런치 메뉴 Fri, 7 Nov 2025 16:07
도오루 강변의 아름다운 옷가게 라 파즈(La Paz, 포르투) Sat, 1 Nov 2025 10:28
한 시간 줄 설 만할까? 포르투 해산물 레스토랑 타베르나 도스 메르카도레스(Taberna Dos Mercadores) Fri, 31 Oct 2025 10:27
뉴발란스 X Aime Leon Dore 993 스니커 - 10개월 기다려야 받을 수 있는 스니커가 있다?! (U993ALD) hu, 30 Oct 2025 10:28
존케익은 명성대로 존맛 치즈 케이크인가? (바르셀로나, JONCAKE) Wed, 29 Oct 2025 10:03
가을이 떠나기 전에 길상사로 가자 (탐론 17-70mm F2.8 Di III-A VC RXD) ue, 28 Oct 2025 13:49
라이카 M 커넥트 전시 그리고 라이카 M-EV1 카메라 구경 후기 Sun, 26 Oct 2025 22:43
국립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스마트폰 사진 특강 - 우리가 __을 기억하는 법 (11/1, 11/8) Fri, 24 Oct 2025 18:50
아이폰 17 프로 카메라 리뷰 - 2.여행용 카메라 Fri, 24 Oct 2025 13:02
바르셀로나 레스토랑 카사 알폰소 - 하몽 이베리코, 판 콘 토마테(Casa Alfonso) Fri, 24 Oct 2025 10:41
아이폰 17 프로용 가죽케이스 구매 후기 #가성비 #YMW Wed, 22 Oct 2025 10:59
탐론 25-200mm f/2.8-5.6 Di III VXD G2 - 올인원 렌즈의 업데이트 ue, 21 Oct 2025 14:44
아이폰 17 프로 강화유리 - 지니비 나노텍스처 글래스 강화유리필름 사용 후기 Mon, 29 Sep 2025 13:10
탐론 17-70mm F2.8 Di III-A VC RXD - 비 오는 날의 서촌, 간이 방진방적 렌즈 (A7RIVa) Mon, 29 Sep 2025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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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Nasica 블로그 (역사) #



3. 바이랄라 - 글쟁이 책쟁이 (책) #

[일본 근대문학 : 메이지 시대의 여성 작가] 2026년 1월 히구치 이치요

[일본 근대문학 : 메이지 시대의 여성 작가] 2026년 1월 히구치 이치요 : 네이버 카페 안녕하세요. 새해 1월에는 일본 최초의 근대 여성 작가 히구치 이치요의 작품을 읽습니다. 일시 : 2026년 1월 29일(목) 19:00~21:00 장소 : 신촌 엘피스 카페 참가비 ; 20,000원 문의 : kkw2537@naver.com

ue, 06 Jan 2026 13:38
이경자 <꽃신>

***재일조선인의 정체성을 다룬 이야기다. 여기에는 은연중에 뿌리내린 차별이라는 ‘낡은 생각’이 어떤 동기를 통해 불쑥 올라오는지 잘 나타나 있다. 일본인 초등학생들이 기아에 시달리는 ‘북조선’ 어린이를 도우려는 어느 절의 행사에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평소 친절하게 대해준 빵집 아주머니에게 포스터를 붙이게 해달라고 부탁했다가 거절당하는 장면이 있다. 빵집 아주머니는 “다른 거라면 모르겠지만 미사일을 겨누는 나라를 도와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나서, “초등학생은 그런 일에 안 끼어드는 게 좋지 않을까?” 하고 말한다. 아주 전형적으로 잘 그려낸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이 작품은 억지스럽지 않게 초등학생들이.......

Wed, 03 Dec 2025 19:07
[일본 근대문학 읽기] 미시마 유키오의 <금각사>

미시마 유키오의 <금각사>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겠지요. <일본 근대소설 읽기>에서는 정통 문학작품(!)을 읽느라 유명한 베스트셀러는 거의 다루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10월에는 드디어 일본문학 작품 중에 가장 유명한 작품(?)을 읽습니다. 흥미로운 작품이니까 술술 읽을 수 있겠지요. 오붓한 자리도 좋지만 떠들썩한 자리도 좋습니다. 많이 참여해주세요. [일본 근대문학 읽기] 10월에는 저명한 <금각사>를 읽습니다 : 네이버 카페

Mon, 10 Nov 2025 21:53
[번역가의 잡담놀이] <프리덤, 어떻게 자유로 번역되었는가>를 읽습니다

안녕하세요. 홀수 달에는 흥겨운 <번역가의 잡담놀이>를 진행합니다. 이번에는 야나부 아키라의 <프리덤, 어떻게 자유로 번역되었는가>를 읽습니다. 이 책은 1982년에 나온 <번역어 성립 사정(飜譯語成立事情)>을 번역한 책입니다. 실은 대학원 시절 원서로 먼저 읽었고, 나중에 번역본 <일본어 성립 사정>(일빛, 2003)이 나왔습니다. 위에 소개한 책은 판본을 새로 해서 최근에 간행한 책입니다. 일찍이 일본에도 한국에도 ‘연애’는 없었습니다. ‘색(色)’이나 ‘연(恋)’과 구별되는 ‘고상한 감정’을 가리키는 Love의 번역어는 겨우 한 세기 전에 탄생했지요. 이 책은 사회, 개인, 자연, 권리, 자유, 그와 그녀 같.......

Mon, 10 Nov 2025 21:50
동물의 왕국- 옛 메모

120kg 나가는 암사자는 배가 불러도 시속 48km로 달릴 수 있다. 230kg 나아가는 수사자는 괴력을 발휘한다. 그의 무는 힘은 450kg에 달한다. 검은등재칼은 개과이고 새끼 물개를 사냥한다. 늘보곰은 가슴에 하얀 무늬가 귀엽다. 그러나 발톱이 날카롭다. 주로 과일을 먹고 고기는 거의 먹지 않는다. 스리랑카에 서식한다. 유럽의 들소 주버는 시속 40km로 달린다. 성체는 나수문과 가지를 1년에 4000kg 정도 꺾는다. 이는 생물 다양종에 기여한다. 임신 기간은 9개월이고 2~3년마다 출산한다. 신생 소는 25kg쯤 나간다. 타란툴라 거미는 개구리가 새끼를 지켜준다. 흰동가리와 말미잘은 완벽한 공생관계를 맺는다. 카멜레온은 11월 말에 지상에 나.......

hu, 30 Oct 2025 13:16
올해 네 번째 <번역가의 잡담놀이> 모임을 알립니다!

Sun, 31 Aug 2025 02:59
김혜형 <꽃이 밥이 되다>

****이 저자와는 강화도로 가서 목공을 배우고 농사를 짓겠다고 오랫동안 근무하던 출판사를 사직할 때 인사를 나눈 이후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 그런데 이렇게 직접 자신의 기록을 적은 책을 읽어보니까 마치 어떻게 살아왔는지 눈에 보이는 것 같아 반가웠다. 귀농이 삶의 목적이고 삶의 철학인 사람이 또 있는데, 자연의 품속에 안기면 이렇게 글이 나오는 것일까 싶다. 우연히 저자가 생산한 쌀을 얻어먹었는데 과연 곡성의 쌀농사가 얼마나 진지한지 알려주는 듯한 최고의 쌀 맛이었다. 전문가답게 농사일과 동식물, 그 밖에 농촌 생활과 관련한 ‘전문’ 용어가 꽤 많이 눈에 띄었다. 농사 자체도 그렇지만 농사 용어도 소중한 자산이다.......

Mon, 25 Aug 2025 02:12
모옌(莫言) <모두 변화한다(Change)>

****지난번에도 재미있게 읽은 바 있기에 또다시 모옌의 에세이를 집어들었다. 이 책은 이탈리아에서 만난 인도 캘커타의 편집인 나빈 키쇼어가 글을 의뢰했다고 한다. 그래서 모옌은 중국어로 이 글을 썼겠지만 이 번역서에는 원서의 original title을 “Change”라고 밝혔다. 모옌이 철없는 시절에 만난 친구들이 나중에 어떤 사회인이 되었는지를 마치 후일담처럼 풀어놓은 이 에세이집을 통해 우리는 문화혁명기라는 기묘한 시대를 거친 중국 사회의 면면을 엿볼 수 있다. 특히 허즈우와 루원리의 이야기는 웃을 수도 없고 울 수도 없는 진하고도 허탈한 인간 삶의 모습이다. 모옌이 아니면 어디 가서 이런 이야기를 듣겠는가. (*맙소사! 이.......

Sat, 23 Aug 2025 01:54
모옌(莫言) <고향은 어떻게 소설이 되는가(莫言散文新編)>

*****우연히 모옌(말 없는 자)의 수필집을 집어 들었다. 『열세 걸음』을 힘들게 읽은 기억이 아직 남아 있다. 그러나 내가 읽기에 이 수필집은 단연 빼어났다. 나는 고향이 없다.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곳이 어딘지도 모르면서 계속 떠나기만 한다. 하지만 모옌은 고향을 무정하게 떠나기로 마음먹어도 고향으로 회귀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었다. 그의 고향은 산둥성의 가오미(高密)라는 곳이다. 1955년 출생으로 문화혁명기를 혹독하게 견뎌내야 했던 세대였기에 그는 1984년에야 만학도로 해방군예술대학 문학과에 들어갈 수 있었다. 틀림없이 그 시대에는 지금보다 책이 훨씬 부족했을 텐데도, 그는 고금동서의 저작을 막론하고 탐독한 듯하다.......

Fri, 22 Aug 2025 00:29
영화 <해피엔드>(소라 네오 감독, 2024)

'해피엔드' 메인 예고편 원래는 가와바타 야스나리 원작의 <이즈의 무희>를 보기 위해 한국영상자료원 도서관을 예약했습니다. 그런데 DVD의 문제로 인해 <해피엔드>로 관람작을 급거 변경했습니다. 소라 네오 감독은 1991년생으로 사카모토 류이치의 아들로 유명한 듯합니다. 이 영화는 호평의 풍문을 듣고 꼭 보고 싶었는데, 과연 풍문으로 들은 대로 괜찮은 작품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자막 없이 보다가 중간에 장애인을 위한 일본어 자막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구원의 손길이었답니다. 오늘 기대할 만한 젊은 감독을 한 사람 더 발견해버렸군요. 하마구치 류스케에 이어 소라 네오도 한동안 따라다녀야 할 것 같습.......

hu, 14 Aug 2025 21:28
[일본어 원서 강독] 무라타 사야카, <편의점 인간>을 읽습니다

Sat, 02 Aug 2025 14:43
아쿠타가와 류노스케((芥川龍之介) <라쇼몬>

***<일본 근대소설 읽기>의 일환으로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를 읽기로 했다. 본래 읽기로 한 책은 서커스출판사에서 간행한 본격(!) 단편집이다. 이 책은 입문용으로 선택했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는 아쿠타가와 문학상으로 명성이 높은데도 한국 독자를 그다지 확보하지 못한 안타까운 작가라고 할 수 있다. 그의 단편소설은 예술성을 극대화했다고 평가받을 만큼 진실이 얼마나 주관적인지, 인간의 심연은 얼마나 깊고 어두운지 등등 인간 내면을 통찰하는 날카로운 지성과 감성이 돋보인다. “말하자면 굶어 죽거나 자살하는 수고를 국가적으로 덮어주는 거죠. 잠깐 유독 가스를 맡게 하는 것뿐이니까 별로 고통스럽지도 않아요.” “그.......

Sat, 19 Jul 2025 00:30
정소연 <옆집의 영희 씨>

****10년 전 이 세상에 나와 존재했으나 내게는 부재했던 이 소설집은 마음을 잡아끄는 묘한 매력이 있었다. 단편 15편이 실려 있다. 이 책을 추천한 사람은 ‘슬퍼서’ 추천했다고 한다.분명 SF 장르소설이고 SF의 특징적 요소가 가득하기는 한데, 어딘가 ‘지금 여기’의 인간과 삶과 밀접하고 미래성보다는 현재성과 보편성을 추구하는 독특한 감수성이 더 눈에 띄었다. 우주인도 지구인과 다르지 않고 미래의 인간도 현재의 인간과 다르지 않다. 두꺼비 몰골의 우주생명체와 이웃집에 사는 영희 씨 사이에 어떤 거리도 없다. 결국 그때나 지금이나 대상 세계는 압도적이고 인간 주체는 미약하고 한계투성이이고, 그 속에서 눈물짓고 살아내려.......

Sun, 13 Jul 2025 01:57
엘케 하이덴라이히(Elke Heidenreich) <나로 늙어간다는 것>

***역자의 증정본으로 받은 이 책은 2024년 5월에 출간되자마자 아마존 종합 1위를 기록했다는 점, 독일 문단에서 오랫동안 영향력을 발휘해온 소설가이자 문학평론가인 저자가 82세 때 집필했다는 점 등 어떻게 보면 품격 있는 나이 듦의 이야기라는 기대가 흥미를 돋웠다. 워낙 다방면으로 활동하기도 했고 예술 작품을 소개하는 직업에 종사하기도 해서 여러 장르 작품의 인용이 대단히 많았다. ‘늙음’이라는 주제는 일관적이었으나 각론은 그야말로 제각각이었다. 어떤 화제 하나를 따라가려고 하면 금세 다른 곁길로 빠지는 식으로 좀 산만한 편이었다. 하지만 그런 덕분에 책 전체가 유쾌하고 발랄함을 이어나갈 수 있었던 것 같다. 늘 ‘.......

hu, 10 Jul 2025 00:10
왕샤오보(王小波) <혁명 시대의 연애(革命時期的愛情)>

***이름도 모르던 왕샤오보의 작품을 젊은 중국인 친구에게 추천받아 얼떨결에 읽어버렸다. 문제를 제기하고 억압에 저항하는 문학이라고 들었다. 하지만 아무리 “중국 현대사를 성(性)과 해학으로 빼어나게 그려낸 대표작”이라는 문구를 감안하더라도, 이토록 ‘성(性)’ 중심적인 작품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기에 당황하고 말았다. 문화대혁명 시기의 성적 억압을 어찌 상상할 수 있으랴. 그래도 그 시기 분위기를 짐작하면 작품 속 성관계를 희롱과 반항의 몸짓이라고 할 수 있으리라. 왕샤오보는 ‘중국의 제임스 조이스’, ‘중국의 카프카’라고 불린단다. 그래서인지 읽는 일도 만만치 않았다. 내가 ‘보조교육’을 받은 일에 대해 보충.......

Wed, 09 Jul 2025 20:47
가와바타 야스나리(川端康成) <설국(雪國)>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대표작 세 편을 읽었다. 노벨문학상을 안겨준 대표작 『설국』에 대해 제자 미시마 유키오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설국』의 주제는 어떤 특정한 순간이 아니라 항상 움직이고 있는 인간 생명의 각 순간을 이어주는 순수지속이다.” ‘순수지속’은 베르그송 철학의 개념이다. 뚜렷한 줄거리보다는 단편적이고 감각적인 미적 요소로 가득 찬 작품이다. 「이즈의 무희」는 이즈반도 여행 욕구를 자극하는 작품이었다. 시즈오카현에 있는 이즈 반도의 명칭은 『고사기』에 등장하는 속죄와 구제의 여신 ‘이즈노메’에서 유래한다고 한다. 도쿄, 슈젠지 온천, 유가시마 온천, 아마기 고개, 유가노 온천, 시모다를 두루.......

Fri, 04 Jul 2025 00:56
허연 <가와바타 야스나리>

***올해 6월에 준비한 일본 근대소설 읽기는 가와바타 야스나리였다. 그의 대표작 「설국」「이즈의 무희」, 「금수」를 읽었다. 이 책은 그 모임을 준비하기 위해 읽었다. 작가론과 작품론을 겸한 개론을 지향한 탓일까, 초점이 뚜렷하지 않은 느낌이었다. 그 대신 자잘한 귀동냥이 쏠쏠하게 즐거웠다. 이 책을 쓰기 위해 가와바타 야스나리와 인연이 있는 곳을 다녔을 법한데, 집필 여행을 상상하니 부러움이 밀려왔다. 가마쿠라에 가보고 싶다. 사실 ‘체념’이라는 단어는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흔적을 찾아다니는 내내 나를 따라다닌 ‘화두’였다. 체념한다는 것, 그리고 그 체념의 힘으로 무엇인가를 한다는 것, 그것이 가와바타 야스나리.......

hu, 03 Jul 2025 22:13
[일본어 강독] 오에 겐자부로 <회복하는 가족> 강독 모임

<유명한 일본 동화 및 단편소설 강독 모임>에 이어 두 번째 강독 모임을 개설합니다. 일본어로 읽고 해석하는 모임입니다. 본격적인 한여름을 맞이하기 직전에 공부하고 더위를 피해보면 어떨까요? 혹시 오에 겐자부로의 일상 생활을 찍은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는지요? 그의 소설은 좀처럼 술술 읽어지지 않기도 합니다만, 이 수필집을 읽으면 쉽게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일본어 중급 정도입니다.)

Wed, 02 Jul 2025 18:32
올해 세 번째 <번역가의 잡담놀이> 모임을 알립니다!

안녕하세요. 세 번째 모임은 벼르고 별렀던 제임스 미치너의 <소설>을 읽기 위해 일찌감치 일정을 알려드립니다. 이 작품은 작가, 편집자, 비평가, 독자라는 화자 네 명을 내세워 소설의 형성과 생산 과정을 그려냈습니다. 이십 대에 읽고 감동과 재미를 느꼈던 일을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번역, 글쓰기, 출판에 관여하는 사람들과 꼭 한 번 함께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이 분야에 종사하고 이 분야에 애정을 느끼는 '동료'로서 <소설>을 같이 읽어보지 않으렵니까? 틀림없이 뇌세포가 새로워질 만큼 흥미와 감동을 느낄 것입니다. 여러분의 참가 신청을 기다리겠습니다.

Wed, 02 Jul 2025 18:29
온다 리쿠(恩田陸) <축제와 예감>

***가볍게 읽은 온다 리쿠의 단편집이다. 여기 실린 단편 작품은 장편소설 『꿀벌과 천둥』이 흘린 부스러기에 비유할 수 있다. 『꿀벌과 천둥』은 2017년 일본 문학사상 최초로 나오키상과 서점대상을 동시 수상한 만큼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특히 콩쿠르를 비롯해 클래식 음악가의 세계를 다루었다는 점 때문에 개인적으로 뜨거운 관심을 기울였다. 나는 같은 제목의 영화가 개봉한 2020년에 마침 후쿠오카에서 <꿀벌과 천둥>을 관람했고 몹시 실망했기에 원작 소설을 읽지 않았다. 하지만 이 단편집을 읽어보니 그래도 『꿀벌과 천둥』을 읽어볼까 하는 마음이 생긴다. 시간이 남아도는 시절이 와주어야 할 텐데……. 악보라는 것은 음.......

Sat, 17 May 2025 02:03
주영하 <중국, 중국인, 중국음식>

*** 책세상문고는 가장 충실하고 본격적인 기획을 담은 문고본이 아니었나 싶다. 우연히 집어든 『중국, 중국인, 중국음식』은 출간연도가 2000년이었다. 저자는 1990년대 중반 이후 베이징에 머물렀다고 한다. 1976년 박정희는 화교의 교육권과 재산권을 박탈했다는데, 왜 그랬을까? 1992년 한중 국교 정상화는 어떤 경위로 이루어졌을까? 당시에는 생각도 해보지 못한 의문이 마구 솟아오른다. 켜켜이 뒤섞여 쌓여 있는 역사의 층을 담고 있는 음식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롭다. 주식에서의 차이와 똑같이 마시는 차의 종류가 달라 북방인들은 홍차, 남방인들은 녹차를 주로 마신다. 홍차는 따뜻하여 차가운 지역에 사는 북방인들에게 알맞다. 이.......

Fri, 02 May 2025 23:59
안톤 허 <하지 말라고는 안 했잖아요?>

***<번역가의 잡담 놀이>라는 독서모임을 개설하고 한두 달에 한 번씩 번역, 통역, 편집, 언어 분야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 이 책은 2024년 12월 26일 모임의 읽을거리였다. 번역 이야기를 펼쳐놓고 싶은 번역가가 많은 듯한데, 개인적으로 신변잡기 같은 글은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안톤 허는 2022년 부커상 국제 부문 롱리스트(1차 후보)에 『저주토끼』와 『대도시의 사랑법』 두 편이 한꺼번에 오른 명실상부 문학 번역가다. 그가 헤쳐 나간 문학 번역업계의 내부 사정이 흥미롭기도 하고 가슴 답답하기도 했다. 출판 번역계의 현실은 밝지 않다. 산만한 제목 ‘하지 말라고는 안 했잖아요?’ 한마디가 총체적.......

Mon, 28 Apr 2025 21:37
나쓰메 소세키(夏目漱石) <행인(行人)>

*****『행인(行人)』으로 <일본 근대소설 읽기> 모임을 진행했다. 다시 읽어도 흥미롭고 여운이 짙은 소설이었다. 이 작품은 1912년 12월 6일부터 1913년 11월 5일까지 『아사히신문(朝日新聞)』에 연재하고 1914년 간행했다. 단 4월부터 9월까지 5개월은 병으로 연재를 중단했다. 친구(友達), 형(兄), 돌아오고 나서(帰ってから), 번뇌(塵労) 등 4부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남녀에 대해 근대 지식인의 고뇌를 그렸다. 이 세상에 가장 알 수 없는 것이 자기 마음이 아닐까. 지나치게 섬세한 탓에 고립한 주인공을 그려낸 명작이다. 이 소설은 후기 3부작 『춘분 지나고까지(彼岸過迄)』, 『행인(行人)』, 『마음(こゝろ)』 중 두 번째 작품.......

Fri, 25 Apr 2025 21:20
올해 두 번째 <번역가의 잡담놀이>

안녕하세요. 지난 3월 6일 첫 번째 모임에 이어 두 번째 모임을 열어봅니다. <피로 사회>로 잘 알려진 한병철 저자가 스토리 중독 사회를 고발한다고 합니다. 스토리에 서사를 빼앗겼다는 말이 무슨 뜻일까요? 나도 실은 문장론 강의할 때 종종 '서사' 또는 '서사성'을 이야기하곤 하는데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서사는 왜 필요하고 중요한지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문해력 이야기도 저절로 나올 듯하군요. 여러분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Sat, 19 Apr 2025 12:41
나쓰메 소세키 <행인>을 읽습니다!

일본 근대문학의 창시자로서 쌍벽을 이루는 모리 오가이와 나쓰메 소세키! 지난 번에는 모리 오가이를 읽었고, 이번에는 나쓰메 소세키를 읽습니다. <도련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마음> 같은 대표작은 웬만큼 다 읽어보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나쓰메 소세키의 진면목을 엿보고 싶다면 <행인>을 빼놓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행인>이 품어내는 절망의 깊이을 통해 '어떻게 살아가야 한단 말인가?' 하는 한탄을 한숨씩 걷어냅니다. <일본 근대소설 읽기>는 모처럼 기획한 매달 행사입니다. 여려분의 관심과 참여를 기대합니다.

Fri, 11 Apr 2025 14:08
루스 렌들(Ruth Rendell) <활자 잔혹극(A Judgement In Stone)>

****모처럼 흥미진진한 범죄 미스터리 장르 소설을 읽었다. 1930년 영국 런던 출생으로 2015년 별세한 저자 루스 렌들은 1964년에 데뷔해 웩스포드 경감 시리즈로 인기를 얻었다는데, 과문한 탓에 전혀 알지 못했다. 이 작품은 1977년에 발표했다. 나중에 보니 이 소설의 첫 문장이 화제를 불러일으킨 모양이다. 내게도 꽤 신선했다. ‘누가 죽였는지’, ‘왜 죽였는지’ 같은 사건의 골자를 맨 앞에 써버리는 소설은 별로 없기 때문이다. 다만 글을 읽고 쓸 줄 몰랐기 때문에 한 가족을 무참히 살해하기에 이르는 주인공에게는 광신도 즉 정상인이라고 보기 힘든 공범이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문맹임을 수치스러워하고 활자를 두려워하는 심리 및.......

Mon, 07 Apr 2025 15:45
모리 오가이(森鷗外) <아베 일족(阿部一族)>

*****모리 오가이는 일본 근대문학사에서 빈번하게 마주친 이름이었으나 작품이라고는 「무희」라는 연애소설밖에 기억나지 않았다. 이번에 2025년 <일본 근대소설 읽기> 첫 모임으로 모리 오가이를 읽고 대단히 새롭고 짙은 인상을 받았다. 문학동네에서 나온 단편집에는 주군에게 순사(殉死)를 허락받지 못한 가문의 비극을 다룬 역사소설 「아베 일족」, 우유부단한 일본 유학생 청년과 독일 무희의 사랑 이야기 「무희」, 효를 위해 첩의 신분을 선택한 여성이 의대생에게 연정을 품었다가 좌절하는 「기러기」, 살인의 죄를 통해 도리어 구원받고 삶의 만족을 얻는 선량한 죄인 이야기 「다카세부네」가 실려 있다. 하나같이 독특하고.......

Fri, 28 Mar 2025 21:08
그렉 이건(Greg Egan) <쿼런틴(Quarantine)>

***SF 읽기 도전은 이어지고 있다. 작가 그렉 이건은 SF계에 돌풍을 일으킨 ‘하드 SF 르네상스’의 대표 주자로서 온갖 문학상을 휩쓸었다. ‘SF계의 바이블’로 불린다는 이 소설은 1992년에 나왔다. 2034년 정체불명의 ‘버블’이 태양계를 감싸는 현상으로 지구는 격리당하고 별들이 자취를 감춘다는 설정이다. 제목이 말해주는 ‘쿼런틴’이다. 2063년 환자의 실종 사건으로 버블 현상의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이야기다. SF답게 최첨단 유전공학과 나노공학의 산물인 ‘모드(mod)’가 인간의 몸과 의식을 마음대로 제어한다고 나오고, ‘파동함수의 수축’이니 ‘슈뢰딩거의 고양이’니 하는 물리학 용어도 나온다. 하지만 이 소설을 끝까지.......

Mon, 24 Mar 2025 12:46
리하르트 게르스틀(Richard Gerstl)

리하르트 게르스틀(1883~1908)은 오스트리아의 반 고호라고 일컬어지는 표현주의 화가로서 작품 활동을 기간이 단 5년에 불과하다. 그가 남긴 작품 총 60점은 빈의 벨베데레(Belvedere), 레오폴트 미술관(Leopold Museum) 등 오스트리아의 주요 컬렉션에서 소장하고 있다. 그는 괴팍하고 무책임한 행동도 저지를 만큼 사회의 구속을 벗어던지는 성격이었던 듯하다. 미술에도 재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음악가 아놀드 쇤베르크(Arnold Schönberg)는 게르스틀을 아껴주었으나, 쇤베르크의 아내 마틸데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 이 일로 인해 게르스틀은 스물다섯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자화상 파란색 배경의 반신 누드(Selbstporträt, Halb.......

Fri, 21 Mar 2025 18:44
자핑와(賈平凹) <친구(朋友)>

*****오랜만에 흠뻑 즐거움을 맛본 글이었다. 이 말인즉슨 이 책의 독서가 자신의 취향을 확인하는 계기였다는 자백이기도 하다. 어쩌다가 이 책을 집어 들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어쩌다가 위화, 모옌과 더불어 중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인 자핑와라는 이름난 소설가를 알았고, 이 인물에게 궁금증이 들었다. 이 책에는 그가 교유하거나 스쳐 지나간 꽤 다수의 지인이 나온다. 옮긴이에 따르면 20년이 넘게 발표한 산문, 머리말, 수필 등 240여 편을 모아놓은 책이라고 한다. 저자가 인간을 대하는 눈길과 정서가 마음에 든다. 굵직하기도 하고 섬세하기도 하다. 예술가와 예술과 삶을 나누는 일만큼 풍요로운 삶의 시간이 있을까. 이.......

Wed, 12 Mar 2025 15:29
황용엽 <삶을 그리다 : 황용엽의 ‘인간의 길’>

****미술 애호가 지인에게 추천받아 이름조차 모르는 화가의 자서전을 읽었다. 황용엽은 1931년 평양 출생으로 평양미술학교를 다니다가 1951년 월남한 실향민이다. 선친과 나이도 비슷하고 서북 출신 월남한 기독교인이라는 점도 같았기 때문에 삶의 역정을 기술한 전반부는 특별히 몰입할 수밖에 없었다. 후반부는 황용엽 화가의 활약상을 둘러싼 자료들이었다. 언젠가 이 작가의 전시를 꼭 보고 싶다. 본인의 술회대로 역사의 비극으로 일그러진 인간의 모습을 어떻게 구현해냈는지 내 눈으로 꼭 보고 싶다. 내 고향 평양의 시가는 60여 년이 지났는데도 지금도 눈에 선하다. 모란봉을 중심으로 을밀대에 올라가면 평양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Sun, 02 Mar 2025 23:31
위화(余华) <인생(活着)>

*****위화의 대표작을 이제야 읽었다. 분명히 영화도 보고 소설도 읽었을 텐데 기억이 나지 않았다. 처음 읽듯 읽어나갔고, 전날 절반쯤 읽고 둔 것을 자리맡에서 다 읽어버렸다. 푸구이의 이야기 솜씨, 아니 위와의 이야기꾼 소질은 새삼스레 나를 사로잡아버렸다. 근대로 진입하는 시기의 봉건 체제, 국공 내전, 인민공사 시절 대기근, 문화대혁명의 폭풍까지 거칠게 휩쓸고 지나간 역사의 격랑에 나도 모르게 올라타고 말았다. ‘인생’의 원제는 ‘살아간다(活着)’인데, 둘 사이에는 거기가 좀 있는 듯하다. 또한 이 책은 일체 원어 표기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푸구이의 이름 정도는 알고 싶었다. 인물의 이름은 중요하고 때로 상징적인데.......

Fri, 28 Feb 2025 01:07
궈징(郭晶) <우리는 밤마다 수다를 떨었고, 나는 매일 일기를 썼다>

***이 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발원지인 중국 우한(武漢)으로 이주한 서른 살 여성이 우한을 봉쇄한 2020년 1월 23일부터 3월 1일까지 고립과 불안과 두려움을 견디는 생활을 기록한 일기를 담았다. 이동의 자유를 빼앗긴 상황 속에서 저자는 연대를 꾀하고 정보를 모으기 위해 매일 밤 친구들과 화상 채팅을 한다. 이 책을 읽고 생존을 위해 일상을 유지하려는 노력을 통해 인간성의 본질을 재고할 수 있었다. 식재를 확보하는 일, 아프지 않기 위해 애쓰는 일, 통제 속에서도 틈틈이 산책을 나가는 일, 낯선 타자와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는 일 등등, 평소라면 당연하고 별일 아닌 일이 의미 있는 인간 활동으로 격상한다. 무엇이 우리 삶을.......

Wed, 26 Feb 2025 23:46
천선란 <천 개의 파랑>

***2019년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2025년 2월 현재 창작 뮤지컬 작품으로 공연하고 있을 만큼 인기를 누리고 있는 듯하다. 처음에는 과학문학(SF)이라는 범주에 방점을 두고 읽었으나 다 읽고 난 다음에는 청소년문학이라는 범주가 더 어울릴 듯했다. 물론 청소년문학은 성인문학의 하위 장르도 아니고 가치 절하의 대상도 아니다. 그러나 시중에는 청소년 독자를 대상으로 했다는 규정과 의도 때문에 청소년의 사고와 정서를 단순화하는 오류를 저지르기도 하는데, 이 작품의 인물 성격, 상황 설정, 가치관의 탐구, 갈등을 통한 문제의식의 깊이는 단순화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그리움이 어떤 건지 설.......

Mon, 24 Feb 2025 17:04
박상익 <번역은 반역인가>

****거의 20년 전에 나온 책인데도 시차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 문제의식을 드러내고 있었다는 점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또한 일본어와 관련하여 번역의 역사를 언급하는 대목은 번역자라면 꼭 알아야 하는 지식을 알려주었다. 그 밖에도 책을 둘러싼 환경의 변화, 책의 생산과 학술 연구의 관계 등 의미 있는 정보가 꽤 실려 있었다. 독서모임(번역가의 잡담 놀이)을 통해 함께 읽어보길 잘했다. 사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쓰는 말이나 학술 용어 대부분, 예를 들어 자유, 평등, 권리, 인권, 정의, 민주주의, 시간, 공간, 의무, 책임, 도덕, 원리, 철학, 사회학, 미학 같은 단어는 모두 일본 지식인들이 서양 문화를 수용하면서 번역해서 처음으.......

Sat, 22 Feb 2025 21:02
김윤식 <샹그리라를 찾아서>

****중국으로 떠날 일도 있고 해서 책장 구석에 숨어 있던 책을 꺼내 들었다. 오랜만에 읽는데도 익숙해지지 않는 특이한 문체가 왠지 과거의 시간을 몰고 온다. 저자가 중국이며 유럽이며 앙코르와트를 다니던 이 책의 시점은 아마도 환갑을 넘겼을 때가 아닐까. 고인은 60대에 여행을 다니고 글을 썼다. 물론 재미있게 읽었다. 장준하도 제갈량도 앙드레 말로도 넘나들고, 대륙과 바다와 동서양도 넘나들고, 종횡무진 막힌 것 없는 문화와 역사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저자에게 중국은 샹그릴라가 있는 땅이었다. 나에게 중국은 무엇이 있는 땅일까? 언젠가 샹그릴라에 가봐야겠다. 한글 전용이 전면적으로 실시되어 모든 표현이 한글로 능히 이.......

Mon, 03 Feb 2025 00:19
방문자 수 11만 명!

눈치 채지 못하는 사이에 11만 숫자가 넘어갔네요. 거의 2년 만입니다. 적조한 듯도 하지만, 별 상관 없습니다. 언젠가 12만 명도 넘겠지요. 천천히 넘어가겠지요.

Mon, 03 Feb 2025 00:13
아즈마 히로키(東浩紀) <약한 연결 : 검색어를 찾는 여행>

***작년 『정정 가능성의 철학』 간행을 계기로 북토크를 열었을 때 겸사겸사 같은 저자의 이 책을 읽어보았다. 이곳저곳 여행한 소회를 써놓은 글처럼 보이지만, ‘관광’이 내포한 의미, 즉 우연의 계기를 양산하고 통계적 전형성에 소음(노이즈)을 끼워 넣는 계기에 착목하여 ‘관광객’이라는 ‘약한 유대관계’를 지향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겪으면서 관광객에 대한 배타성이 부상한 점과 국경의 폐쇄성이 강화된 점을 고려한다면, ‘관광객’, 즉 외국에서 온 고객(손님보다는 경제적 이해타산이 있는 존재)의 의미가 새삼스러워진다는 점에서 통찰을 주는 책이다. 일본인은 ‘마을 사람’을 좋아한다. 한 곳에 머물러 쉼 없이.......

Sat, 01 Feb 2025 01:52
야마모토 요시타카(山本義隆)<나의 1960년대>

****지난해 ‘일본 역사와 문화’라는 주제로 독서 모임을 열었을 때 일본의 ‘전공투(全共鬪) 세대’를 이해하기 위해 읽은 책이다. 저자 야마모토 요시타카는 박사과정 3년 차에 베트남반전회의에 참여했다가 도쿄대 전공투 의장을 맡았고, 1969년 야스다 강당 공방전에 앞서 경찰의 지명수배를 받고 9월 체포당했다. 다. 이른바 전공투의 상징적 인물이다. 이 책의 장점은 개인의 체험을 바탕으로 고도경제성장 시기 일본의 국가주의를 직시하는 동시에 대학과 과학기술계를 자본과 국가권력 아래 포섭해나가는 과정과 메커니즘을 총력전 체제까지 거슬러 올라가 파헤치고 있다는 점이다. 길지 않은 인생인데도 양심을 지키며 살아가는 지도층.......

Fri, 31 Jan 2025 20:50
김초엽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김초엽 작가의 첫 작품집에는 2017년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부문 대상을 받은 「관내분실」과 동시에 가작을 수상한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과 더불어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스펙트럼」, 「공생 가설」, 「감정의 물성」,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가 실려 있다. SF라는 낯선 이질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만큼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끌고 나가는 힘이 있다. 단편집은 각 단편의 줄거리를 외우면서 읽어야 하는 수고를 들여야 한다. 이야기로서 뚜렷하게 남는 작품과 그렇지 못한 작품이 있지만, 감정적 카타르시스를 안겨주는 「관내분실」, 처연하면서도 고집스러운 기다림을 환기하는 「우리가 빛의.......

Wed, 22 Jan 2025 21:53
테드 창(Ted Chiang) <당신 인생의 이야기(Stories of Your Life and Others)>

***이 책은 과학소설에 수여하는 상을 휩쓸고 가장 위대한 과학 단편소설 작가 중의 한 명이라는 명성을 얻은 SF 작가 테드 창의 중단편 모음집이다. 원서의 발간 연도가 2002년이니까 벌써 20년 전이다. 언어학자를 주인공으로 세워 외계 지성과 조우하는 이야기인 「네 인생의 이야기」가 바로 영화 「컨택트」의 원작이다. 읽은 지 오래되어 기억이 선명하지 않은데 「바빌론의 탑」이 인상적이었다. 천상의 시작점으로 이어지는 탑을 건설하는 고대 바빌로니아인 이야기인데 처음에는 바벨탑으로 혼동했다. 여러 작품이 어렵기도 하여 아쉽지만 기억에 뚜렷하게 남지 않았다. 말이 있으라(Fiat Logos). 나는 내가 과거에 상상했던 그 어떤 것.......

Sat, 21 Dec 2024 02:00
옥타비아 버틀러(Octavia Butler) <킨(Kindred)>

**타임슬립을 활용한 SF는 이미 상투적으로 여겨질 만큼 신선하지 않다. 타임슬립 자체가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계기가 아니라 어느 날 눈을 뜨니 과거나 미래로 이동해버렸다는 식으로 개연성이 없기 때문이다. 이 소설에서는 흑인 여성이자 작가 지망생인 주인공 다나가 1976년 현재 LA에서 1815년 과거 메릴랜드로 이동해 자신의 조상을 만난다. 그래서인지 기대만큼 재미있게 읽지는 못했다. 다만 노예제도가 지배하는 잔혹한 현실을 자세하고 실감 있게 묘사했다는 점, 현재 동거하는 백인 남성과 함께 과거로 갔다는 설정으로 인종 문제와 젠더 문제의 현재와 과거를 대비시키는 점 등이 인상적이었다. 옥타비아 버틀러의 대표작이자 최고 성.......

Fri, 20 Dec 2024 00:28
심너울 <갈아 만든 천국>

***SF 소설 읽기의 일환으로 이 소설을 추천받았다. 제법 이름이 난 작가라고 들었다. 연작소설은 척추뼈 속 보랏빛 ‘역장’을 갖고 태어난 마법 능력자들이 어떤 사정에 의해 부유한 이들에게 자신의 역장을 판다는 설정이다. 한번 역장을 팔기 위해 수술대에 오른 이후에는 심신의 건강을 잃고 말지만, 역장을 얻은 이들은 마력을 키우고 기득권을 더욱 강화한다. 난 이 정도면 흥미 위주의 통속소설로서 나쁘지 않은 편이라고 여겼으나 우리 독서모임에서는 이 작품을 꽤나 비판적으로 언급했다. 잘 모르겠지만 판타지 기법이나 SF 성격에 대한 기대가 높았던 것 같다. 품위. 인간이 가져야만 하는 위엄과 기품. 서지현을 만나기 전까지는, 허.......

hu, 19 Dec 2024 01:03
오타니 다다시(大谷正) <청일전쟁 국민의 탄생>

***일본의 근대 역사를 공부하는 독서모임을 준비하기 위해 청일전쟁을 주제로 정했다. 이 책은 일본 근현대사 중에서도 미디어사를 전공한 저자가 청일전쟁의 의미를 당시 언론 보도와 정치권의 움직임 등을 통해 분석해냈다. 전쟁이 국민을 통합하는 대표적인 기제다. 이 책은 청일전쟁이 메이지유신을 통한 근대국가 성립 프로젝트 과정에서 일본의 ‘국민’을 탄생시켰다고 주장한다. 특히 청일전쟁은 조선 땅에서 치러졌고 동학농민군의 학살을 동반했다. 저자는 청일전쟁 시기 조선인 희생자가 4만~5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결국 일본의 ‘국민’을 형성하는 과정은 그야말로 피에 얼룩진 전쟁을 일으킨 일본 제국주의 통치자들이 조.......

Wed, 18 Dec 2024 00:19
샤쟈(夏茄) <베스트 오브 샤쟈(A Summer Beyond Your Reach)>

***SF 소설을 읽을 바에는 참신하면 참신할수록 재미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래서 중국 SF 문학을 대표한다고 여겨질 만큼 문학상을 휩쓸었다고 하기에 잔뜩 기대를 품고 이 책을 골랐다. 베이징대학 중문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젊은 여성작가는 ‘사진’과 상관없이 기대감을 품기에 충분했다. 이 작품집을 다 읽고 난 결과, 단편 작품마다 특색도 있고 재미가 없는 편도 아닌데 몰입하지는 못했다. 누구는 사건 위주에 이야기 전개가 빠르고 생각을 대사로 뱉어내며 개념을 도용하는 특징이 최근 흥행하는 중국의 쇼츠 드라마를 닮았다고도 했다. 그래서인지 신선하고 젊은 기분이 느껴지기는 했다. 최근 게임 세대는 녹이지 않고 날것으.......

ue, 17 Dec 2024 13:34
장 뤽 낭시(Jean Luc Nancy) <사유의 거래에 대하여(책과 서점에 대한 단상)>

***『무위의 공동체』(1986)라는 책으로 이름을 알고 있었고 한번쯤 저자의 담론을 알고 싶다는 생각이 줄곧 있었는데, 우연히 ‘책과 서점’을 다루는 책을 발견하고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궁금하여 펼쳐보았다. 얼마 전 누군가 독서와 글쓰기는 취미가 아니라 살아남기 위한 방편이라고 한 말을 들었다. 책의 도움으로 삶을 경신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야 저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듣는 문학에서 읽는 문학으로 바뀐 덕분에 내면의 독서, 개인의 독서가 가능해졌고 책을 향한 사랑이 가능해졌다. 서점은 독자가 책을 향한 애정을 실현할 수 있게 해주는 매개의 장소라고 하겠다. ‘사유의 거래’라는 말이 새롭다. 플라톤의 책은 대.......

Wed, 11 Dec 2024 16:05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Gabriel Garcia Marquez) <8월에 만나요>

***쉽게 읽어 나갈 수 없었던 마르케스의 작품을 오랜만에 읽어보았다. 매년 8월 16일 어머니의 무덤을 찾아 카리브해 섬을 찾아가는 중년 여성 막달레나 바흐가 어느 해 그곳에서 남자를 만나고 새로운 자아(?)에 눈뜨는 모습을 그렸다. 이 작품은 마르케스의 유고 소설이라고 해서 더욱 주목을 끌었다. 하지만 평범한 인간이 욕망에 눈뜨고 속고 다쳤다가 다시 일어나는 과정을 읽어 나가면서 허무 섞인 유머가 느껴졌고, 예전에 접근하기 어려웠던 풍과 전혀 다르게 소품의 가벼움과 경쾌함이 넘치는 듯했다. 피아노는 드뷔시의 「달빛」을 과감하게 볼레로 스타일로 편곡하여 연주하기 시작했고, 까무잡잡한 여자는 사랑스럽게 그 노래를 불.......

ue, 10 Dec 2024 15:30
고바야시 히데오(小林英夫) <일본의 아시아 침략>

***러일전쟁을 알기 위해 이 책을 집어 들었는데 청일 전쟁부터 아시아 태평양 전쟁까지 근현대 일본이 일으킨 전쟁 전반을 다루고 있었다. 침략을 인정하는 것 자체가 리버럴 지식인의 시각이라고 하겠는데, 저자는 성실하게 전쟁 책임을 의식하는 자리에서 전쟁의 목적, 경과, 결과 등을 살펴보았다. 또한 전쟁과 관련한 인물을 소개하는 한편, 일본 정부의 침략 목적과 의견 충돌, 점령국의 피해에 대해서도 통계 사료를 통해 사실 위주로 서술했다. 분량은 적지만 저자 본인의 의도는 충실하게 전하고 있다. 일본이 서구 열강과 협력하던 이 시기, 다른 한편에서는 미국과의 사이에서 대립도 싹트고 있었다. 이는 남만주에서의 철도 이권을 둘.......

Wed, 04 Dec 2024 00:05
류영하 <사라진 홍콩>

***1997년 5월 홍콩의 중국 반환 전에 직접 홍콩을 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홍콩에 간 적이 있다. 그때 홍콩에 대한 지식은 비디오테이프로 빌려본 홍콩 영화에서 얻었다. 대학 도서관에도 홍콩의 역사서는 따로 없었다. 오랜 시간이 지난 현재에도 홍콩에 대한 지식은 여전히 미천하지만 이 책을 통해 홍콩의 역사와 오늘날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과연 모르는 것이 많았고, 다시 직접 홍콩을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영국 인도의 교육 책임자였던 매콜리는 영국인들과 피통치자인 인도인들을 이어줄 통역 계급을 양성하는 것이 교육 목표라고 고백한 적이 있다. 피부색은 다르지만 소양과 지성은 영국인처럼 보이는 집단을 양성하는 것.......

ue, 03 Dec 2024 13:36
소메야 가코(染谷果子) <수상한 보건실>

***인구가 줄어들어 더는 운영할 수 없는 폐교는 폐광이나 폐허처럼 흉흉한 이미지가 떠오른다. 하지만 문을 닫기 전에는 몸에 피가 돌 듯 온기가 있고 생기 도는 곳이다. 내년에 다른 학교와 통합하기로 정해진 가제사카 초등학교는 폐교를 앞두고 학교의 역사와 활기를 지키고 싶은 아이들의 모습을 담는다. 보건실 교사 아야노는 문제를 떠안고 고민하고 아파하는 아이들에게 심리 상담사 역할을 해주는데, ‘수상한 보건실’에 걸맞게 엉뚱한 발상을 보여준다. 진지하면서도 흥미로운 아이들 이야기책이었다. “각각 피부를 ‘매끈매끈’하고 ‘보들보들’하게 해 주지요. 재료는 신비한 원시림에 아직 남아 있는 매끈매끈 점균 씨와 보들보.......

Wed, 23 Oct 2024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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