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나쁜 일만 있는 일도 없고, 좋은 일만 있는 일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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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yacinth, 등록일
대부분의 일에는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공존한다. 나쁜 일 속에서도 어떤 배움을 얻거나, 누군가의 따뜻한 위로를 경험하거나, 자신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는 경우도 있다.
물론, 힘든 일을 겪을 때는 그 속에서 좋은 점을 찾는 것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럴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마음에 품는 것만으로도, 고통이 덜 날카롭게 느껴질 수 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 후에 그 일이 자신을 어떻게 성장시켰는 지를 돌아볼 수 있는 여지를 만들게 된다. 이는 단순한 낙관주의가 아니라 삶을 깊이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통찰의 시작일 수 있다.

나쁜 일 속에서도 좋은 점을 찾을 수 있다는 건 동서양 모두에서 비슷한 의미를 담은 표현을 찾을 수 있다.

동양의 사례: 새옹지마(塞翁之馬)
  • 한 노인이 기르던 말이 도망치자 이웃이 불행이라 했는데, 오히려 더 좋은 말을 데리고 돌아왔고, 이후 그의 아들이 그 말을 타다 다쳤지만, 전쟁에 나가지 않아 목숨을 건지는 일이 벌어진다. 인생의 복과 화는 서로 엇갈리며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지금의 나쁜 일도 나중에 보면 좋은 일일 수 있고, 반대의 경우도 있다.
서양의 사례: 스토아 철학의 “Amor Fati”
  • ‘운명을 사랑하라’는 말로,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좋고 나쁜 것들 모두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의미와 가치를 찾으라는 가르침
어제 본 영화(…)의 사례: 이번 달 개봉한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윌리엄 던로의 예
  • 윌리엄 던로는 과거 CIA 보안 담당자였으나 IMF의 NOC 명단을 유출당하자 알래스카 세인트 매튜 섬의 레이더 기지로 좌천되었다. 에단(탐 크루즈 역)이 1편에서의 일 때문에 좌천당한 것에 사과하려고 하는데, 던로는 자신은 오히려 결과적으로 에단의 그런 선택과 행위 덕에 사랑하는 사람인 현재의 아내와 만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원래 있던 곳에 계속 있었으면 그렇게 죽은 듯이 평생 살았을 테니, 에단은 자신에게 새 삶을 준 셈이라며 오히려 고마워한다.

인생의 복과 화는 서로 엇갈리며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지금의 나쁜 일도 나중에 보면 좋은 일일 수 있고, 반대의 경우도 있다.

나는 몇 주전 나쁜 일 속에서도 좋은 점을 찾을 수 있는 걸 새삼 깨달았다. "새옹지마"와 "Amor Fati"는 지식으로서는 알고는 있었으나 역시 삶 속에서 직접 겪거나 마음으로 느꼈을 때는 그 무게와 깊이가 전혀 다르다는 걸 알았다. *아, 그래서 그런 말이 전해져 왔던 거구나*

고통과 행운, 후회와 감사가 얽힌 삶. 그 모든 것을 껴안고 사랑할 수 있는 것이 우리는 비로소 삶의 본질과 가까워지는 것일까?

니체는 Amor Fati를 이렇게 해석하고 말한다.

"Amor fati: 나의 공식이다.
나에게 일어나는 어떤 것도, 앞으로 일어날 어떤 것도 다르게 원하지 않으리.
나는 필요성의 일부로서 그것을 사랑하리라."
– 《우상의 황혼》(Götzen-Dämmerung), 1889

한마디로 해석하면 “나는 그것이 다시 일어나기를 바랄 정도로, 운명의 모든 것을 긍정하겠다” 단순히 ‘견디는 것’이 아니라, 삶의 고통, 비극, 불완전함까지도 기꺼이 사랑하는 강한 의지. 즉, 삶에 대한 모든 긍정(Yes)이다.
이는 니체의 또 다른 사상인 영원회귀(Die ewige Wiederkehr)와도 밀접하게 연결되는데 영원회귀의 본질적인 질문은 삶을 긍정할 수 있는가? 고통까지도 긍정할 수 있는가? 라는 것이 니체의 궁극적인 도전이다. Amor Fati는 이 질문에 그렇다 라고 대답하는 것이다. 프리드리히 니체가 자신의 근본 사유라고 인정한 영원회귀 사상의 마지막 *결론*이 Amor Fati이다.

삶 전체에 대한 긍정, 고통조차도 의미 있게 받아들이는 사랑은 이것은 무기력한 체념이 아니라, 오히려 삶에 대한 가장 강력한 예찬이었다.

나쁜 일 속에서도 좋은 점을 찾을 수 있을까? 에서 시작하여
보름 정도 머리 속을 맴돌았던 생각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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